정신 없던 1학기가 끝나가고 있다. 낮이 가장 길어지는 시기인 하지가 막 지나자마자 날씨는 이미 한 여름만 같다. 이상 기후로 인한 날씨 변화가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심화되고 있다. 인터넷에서만 뜨겁던 주제인 기후 변화가 피부로 와 닿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지금의 우리는 변화와 움직임이 필요한 세대가 아닐까, 일상 속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는 기후 운동들에 대해 알아보자.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하는 기후 운동
우리의 하루 중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시야에 닿는 곳은 대개 휴대폰일 것이다.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기후 운동이 있다면 우리 모두가 환경 운동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기후 운동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 중 전자 메일 정리를 통한 탄소 절감이 쉽고 간단한 방법 중 하나다. 전자메일 혹은 데이터를 보관하고 저장해두는 데에도 전기가 필요하다. 또한, 이 전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화석 연료를 통해 탄소가 발생한다. 그 결과 전자 메일은 한 통에 4g의 이산화 탄소를 배출하게 되고 1,000개의 메일을 삭제했을 때 약 5g 정도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을 수 있다. 이메일함 속 쌓여있는 전자메일만 지속적으로 정리해도 기후 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플로깅이 유행이라고요?
플로깅(ploggng)이란 이삭 등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plocka upp와 달리기를 뜻하는 영어 jogging의 합성어로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쓰레기를 줍기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달리기를 함께 하면서 신체 건강을 단련시킨다는 유의미한 목적성도 있다. 플로깅을 위해 필요한 것들은 집게, 장갑, 쓰레기를 담을 봉투 등이 있다. 쓰레기를 줍는 것이 탄소 배출과 연관이 있을까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미세 플라스틱이 되거나 분해되면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기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비닐봉지의 시초와 장바구니의 연결고리
일회용 비닐봉지(plastic bag)는 일상에서 쉽게 쓰이는 것에 비해 환경적인 부분에서는 낫지 않는 고질병 같은 발명이다. 초기의 비닐봉지는 일회용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심지어 비닐봉지의 제작의도는 환경보호를 위해서 였다. 스텐 구스타프 툴린(1914~2006)은 스웨덴의 공학자로 1959년에 처음으로 비닐봉지를 고안해 낸 사람이다. "아버지는 사람들이 비닐봉지를 한 번만 쓰고 그냥 버린다는 걸 알면 이상하다고 생각하실걸요" 툴린의 아들 라울은 최근 BBC에서 이렇게 인터뷰했다. 과거엔 종이봉투를 많이 사용했고 종이봉투 제작을 위해 수많은 나무가 베어졌다. 툴린은 이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닐봉지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가볍고 오래가는 봉투를 만들어 사람들이 여러번 재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유럽에서 인기를 얻으며 빠르게 확산한 비닐봉지는 1980년대, 미국 슈퍼마켓 체인에도 도입되면서 세계적으로 종이봉투를 대신하게 됐는데 현재에 와서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변질됐다. 어떤 장바구니를 쓰는지보다 중요한 건 얼마나 오래 사용하는지 아닐까? 다 닳은 후 버려지게 될 때도 잘 썩는 소재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장바구니를 애용하되 바구니나 가방이 없는 날은 가지고 있는 봉투를 재사용하거나 처음 받은 봉투에 함께 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의 더 큰 움직임
지금 당장은 노력한 것에 비해 적은 양의 탄소가 절감 된 것 같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불이라는 발명 이후 얼마나 많은 환경을 파괴해왔는지 그 지속적인 시간과 양을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할 노력은 시작에 불과하다. 한 명이 한 발자국 딛을 때보다 다수가 함께 움직이면 조금 더 큰 움직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속적인 환경 운동을 통해 함께 나아가는 모습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이다.
신서현 수습기자 mareavium@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