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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시소-박유나 학우(미디어콘텐츠과 3)

등록일 2023년09월13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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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나는 인간이 수많은 관계 속에 얽혀 있는 존재이며 관계는 단단해지거나 끊어지는 2가지 결말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마치 거미줄같이. 하지만 이 복잡한 관계는 맺거나 끊어짐으로 정의할 수 없음을 어른이 된 지금 깨달았다. 결말은 2가지로 정의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결과보다는 과정이 관계라는 단어를 설명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을.

 

내가 원하지 않아도 끊어낼 수 없는 관계가 있으며, 끊어질 수밖에 없는 당시의 상황 때문에 좋은 관계여도 허무하게 끝나버리는 관계가 있다. 이 중 과연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관계는 무엇일까? 누군가는 오랜 기간을 함께한 전자라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좋은 추억은 평생 나에게 남아 때로는 나를 다시 일어나게 할 용기를 주고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국 관계를 끊거나 단단해지는 결말 전의 과정이 관계에서는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관계를 단순히 얽혀 있는 거미줄보다 시소에 비유하곤 한다.

 

관계는 시소와 같다는 비유를 친구와의 관계를 통해 많이 느낀다. 나에게 친구는 특정한 이익을 바라고 만나는 존재가 아니다. 같이 있으면 즐겁고 험난한 세상 속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할 수 있기 때문에 친구를 사귄다. 설사 그것이 시소에 탑승하는 것이라도. 나에게 시소는 좋은 것으로 비치지 않는다. 시소는 참 까다롭다. 오랜 시간 한쪽으로 기울어진 관계가 유지된다면 시소 놀이는 끝난다. 때로는 살짝만 기울어져도 관계는 끊어지기도 한다. 결국 시소의 평행을 맞추는 것은 나에게도 친구에게도 좋은 일이기에 나는 항상 시소의 평행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시소의 평행을 맞추는 일은 참 어렵다. 전자저울처럼 정확한 오차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보이는 것만으로 그 사람이 무엇을 원하며, 어떤 성격인지를 맞춰야 한다. 때로는 변수가 일어나기도 한다. 시소를 탈 때 한쪽 사람이 격렬하게 움직인다면 탄 사람의 무게가 어떻든 기울어지듯이 상대가 예상치 못한 행동이나 사건이 일어난다면, 내가 그전까지 맞춰왔던 평행은 무너지고 특정 행동을 취해 평행을 유지해야 한다. 그 과정은 어떤 공부보다 어렵고, 고통스럽고, 많은 변수와 신경을 써야 하는데도 내가 시소에 다시 탑승하는 것은 내가 사람이기 때문이다. 관계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듯이 관계란 상대방을 알아가며 나를 알 수 있고, 궁극적으로 나의 행복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시소다. 오늘도 나는 시소를 탔고, 시소가 기울어지지 않게 균형을 맞췄다. 관계에 고통을 받는 이들에게 끝으로 응원의 말을 전하며 결국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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