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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지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등록일 2023년09월13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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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를 켜면 혐오 범죄가 매일같이 흘러나온다. 늘 먼일만 같던 사건들은 학교, 집, 직장 등 도심 속에서도 벌어지는 추세이다. 내 가족이 어느 날 늦게 들어온다면 과연 우리는 안심하고 잠에 들 수 있을까? 묻지마 식 범죄가 모방 범죄와 유사 범죄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범죄 이론을 이해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묻지마 식 범죄가 자살의 일종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묻지마 식 범죄’를 경제적 빈곤이나 소외 등 사회적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면서 생긴 병리 현상이라고 말한다. ‘묻지마 식 범죄’라는 표현은 학술적이거나 공식적으로 합의된 표현은 아니나,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며 시사 보도 등에서도 사용된다. 공식 명칭은 ‘동기 없는 범죄’ 또는 ‘이상 동기 범죄’이다. 학계에서 묻지 마 식 범죄의 원인은 크게 ‘현실 불만, 정신질환, 마약류’ 등 3가지로 나뉜다고 설명한다. 묻지마 식 범죄는 법적 측면에서는 범죄지만 심리학, 정신과학 측면에서는 자살의 일종이다. 총기 난사, 칼부림 등 강력형 묻지마 범죄를 저지른 범인들의 공통점은 이들이 타인을 해치고 싶다는 악의를 품고 있었다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자기 삶에 절망해 더 이상 살아가기를 포기했다는 점이다. 삶에 대한 절망의 원인을 자기 내면이 아니라 자기 주변, 나아가 사회 전반에 돌릴 때 자살 욕구가 묻지마 식 범죄의 형태로 발현될 수 있다. 즉, 묻지마 식 범죄를 저지르는 동기는 자살 동기와 일치하며 심리학적으로 동일한 맥락이다. 결국 자살률이 높은 국가는 묻지마 식 범죄 발생률도 높으며, 자살률이 증가하는 기간에는 묻지마 식 범죄 발생률도 증가한다.

 

모방 범죄의 원인은 언론 보도 때문일까?

 

미디어는 대중에게 쉽게 영향을 미치곤 한다. 이러한 현상은 ‘선한 영향력’이라고 일컫는 긍정적인 사례들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미디어의 부정적인 영향은 사회 전반적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 폭력성을 띈 미디어에 대한 논의는 지속해 이루어져 왔으며 공격성이 높은 장면을 볼 때 대중의 공격성 역시 높아진다는 것이 중론이나, 이러한 미디어를 본 뒤 높아진 공격성이 실제 범죄 행위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사회학습이론의 관점에서는 모방범들이 범죄 모델을 관찰하고 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며, 범죄의 모델이 범죄 행위를 하며 직접적으로 보상을 받지 않더라도 범죄로 보상을 받은 것처럼 보이는 모델을 관찰 학습한다고 본다. 그에 더해 자신 역시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의해 범죄를 모방하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모방범죄자 개인은 높은 자기 효능감을 그 성격 특성으로 많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 외에도 낮은 자존감과 자제력 및 억제력, 모방에 대한 보상 경험, 높은 의존성 등의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묻지마 식 범죄를 줄일 방법

 

지역사회 내 고위험군 관리를 위하여 관련 기관과의 정보공유 및 협조 연계 체계의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하여 정신질환의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치료를 포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홍보 및 교육 역시 필요하다. 대검찰청에서는 묻지마 범죄의 대책마련을 위하여 묻지마 범죄 사건을 처리하는 경우 신속한 정보보고와 함께 사건현황표를 작성하여 송부하도록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정신분석적 접근에 있다. 의정부 지하철 칼부림 사건을 보면, 동기파악에 있어 피의자의 정신병의 내용과 피의자가 평소에 생각했던 탈북자·중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이나 증오를 파악하지 않고는 동기를 찾기가 어렵다. 따라서 묻지마 범죄에서는 정신분석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현재 정신 질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치료감호소나 수형자를 위한 병원시설이 너무 적은 상황으로, 모든 교정시설에서 1:1 상담과 치유를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보돼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 대처방안으로 묻지마 식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마련에 힘써 더 이상의 악순환을 막아야 할 것이다.

 

 

신서현 기자 mareavium@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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