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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리듬에 맞춰 모두 행복하길-강재환 학우(식품영양학과 4)

등록일 2023년11월01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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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학교를 갓 입학했을 때 여행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야간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수업이 끝나면 바로 1시간 반을 달려 집으로 갔다. 저녁을 먹고 잠시 쉬다 보면 출근할 시간이 다가왔고 다시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됐다.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PC방에서 일을 했는데, 번화가 근처에 있던 곳이라 저녁 시간이 한참 지나고도 손님이 많았다. 밀려드는 음식 주문과 데스크 업무를 하다 보면 눈 깜짝할 사이에 12시가 족히 지나가 있었다. 오전 1시쯤 되면 대부분 바쁜 건 거의 다 끝나고 잠깐 들어오는 주문만 받고 쉬면 됐다.

 

근데 이제 그때부터가 더 문제다. 쉬다 보면 잠이 몰려와 온갖 방법으로 잠을 깨려 애를 썼다. 그래도 잠이 안 깨면 노래를 듣곤 했다. 발라드, 힙합, 댄스곡까지 다양한 음악의 흐름 속에서 일하다 보면 정신이 말끔해졌다. 그때 태연의 11:11을 자주 들었는데, 새벽의 공기와 적막함이 노래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빠르지는 않지만 느리지도 않은 박자와 가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새벽에 일하는 것도 썩 나쁘진 않았다. 요새도 가끔 새벽에 공부하거나 일이 있어 늦게까지 깨어있는 날이면 이 노래를 듣는다.

 

그러다 보면 20살에 있었던 추억도 생각나곤 했다. 노래에는 그 시절의 노래를 들었던 장소나 그곳에서의 추억 속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 디즈니에서 제작한 영화 ‘코코’에서 기억을 잊어가는 증조할머니 코코에게 증손자 미구엘이 고조할아버지 핵토르가 만든 노래를 들려주니 어릴 때의 추억을 회상하며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것처럼 나도 20살에 들었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친구들과 즐겁게 놀았던 일, 가족과 있었던 추억, 힘들었던 일까지 생각나게 한다.

 

옛 선조들은 수렵과 농경사회의 반복되는 육체적 노동으로 몸이 힘들고 지루할 때 노래를 불렀다. 우리는 기술의 발전으로 직접 부르지 않고도 핸드폰과 이어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지루한 일을 이겨낼 수 있다. 요즘 많은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집중할 일의 능률을 늘리기 위해 이어폰을 끼고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본분을 다하고 있다. 바쁜 사회 속에서 서로의 속도에 맞추려 노력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노래는 일상에 언제나 피곤한 몸을 잠시나마 회복하게 하는 삶의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누구에게는 밴드 음악이, 누구에게는 아이돌이 나만의 삶의 리듬이 될 것이다.

 

행복은 ‘내가 얼마나 나에게 맞는 리듬 속에 살고 있는가’인 것 같다. 우울하면 그 분위기 맞는 노래로, 신나면 즐거운 음악으로, 힘이 빠지면 텐션을 올려줄 수 있는 노래로. 리듬 속에서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추억으로 남는 날이 온다. 20살에서 6년이 지난 지금, 나는 다시 어떤 노래로 삶을 움직여야 할까 고민해본다. 빠른 곡이든 느린 곡이든 그 박자에 정답은 없다. 각자의 리듬 속에서 모두 행복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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