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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특집] 편모충으로부터 시작하는 동물 생활

등록일 2023년12월13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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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교 후 가방을 내려놓고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 채널을 돌리던 유년기, 다들 기억하는가? 그중 본 기자는 ‘네모바지 스펀지밥’을 즐겨 봤었는데, 볼 때마다 수세미가 어째서 움직이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졌었던 기억이 난다. 스펀지가 동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 후로 한참이 지나서였고, 그로 인한 충격은 생물학을 잠시나마 파헤치는 동기가 되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렇게 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학술적 연구에서도 보인다는 것 또한 재미있는 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 ‘동물(動物)’부터 동물까지, 동물에 대한 역사를 톺아보자.

 


생명, 감각, 이성

이전에도 생물에 대한 원론적인 분류는 있어 왔지만, 서양에서 문자로 기록되어 있는 가장 영향력이 크고 명확한 분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대분류이다. 현재 분류기준과는 거리가 있지만 꽤 오랜 기간 의존했으며 동물이라는 단어 자체에 흔적이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생명을 가지는지,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지, 이성적 사고가 가능한지를 평가해 총 4가지로 분류하였다. 생명이 없는 ‘물건’과 활력은 지니지만 반응성이 없는 식물, 반응성도 갖고 있지만 이성적 사고를 하지 못하는 동물과 이성적 사고까지 겸비한 인간으로 말이다. 이는 현재 사용되는 이명법이 창시되는 18세기 후반까지 이어졌다.

 


움직임을 보면 열을 안다

반대로 동양에서는 비교적 명확한 분류체계보단 직관적인 분류를 사용했다. 곤충을 비롯한 절지류, 육상 연체류, 환형동물, 파충류 등 기어 다니거나 외피가 딱딱한 생물은 벌레로 분류했다. 또한 어류, 조개류를 비롯한 해양 연체류들은 물고기로, 날아다니는 짐승들은 새로, 그 외에는 그냥 짐승으로 분류했다. 이후 이러한 분류는 한반도에서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서양에서 사용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대분류를 차츰 받아들이게 된다.

 


넌 ‘예외’로군

그러나 과학이 발전하고, 생물학에 대한 탐구가 깊어져 가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대분류로 명확하게 분류되지 않는 생물들이 도마에 오르기 시작했다. 미모사나 파리지옥처럼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성을 지니고, 동시에 빠르게 움직이기까지 하는 식물이 대표적이었다. 이외에도 움직이긴 하는 아메바나 단세포생물, 바이러스, 움직이지 못하는 동물인 해면(스펀지) 등 다수의 사례가 쌓이자 균류와 아메바계 등 앞에서 등장한 이명법을 바탕으로 조정이 이루어졌고, 지금도 끊임없이 수정되어가고 있다.

 

진화와 확률, 그리고 기적

빠르면 9억 년 전 토노스기에, 늦어도 6억 년 전 에디아카라기에 군집을 이루던 단세포 생물인 깃편모충이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며 생명과 문명의 싹은 뿌리를 내렸다. 해면과 빗해파리 같은 단순한 동물들이 진화 과정 중 다양한 조직과 기관 및 형태를 가지게 되었고 이러한 진화가 지질학적으로 매우 짧은 기간에 일어났다. 먼저 에디아카라기에 동물군이 크게 분화하였고 캄브리아기에 거의 완성된 형태로 등장하게 되어 이를 가리켜 캄브리아기 대폭발이라고 한다. 이번 특집을 빌려 우리와 이웃들의 뿌리를 되짚어보며, 엄청난 확률의 기적에 감사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이우송 기자 baker221b@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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