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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의 해 특집] 청룡의 해에 풀어보는 재밌는 용 이야기보따리, 한번 들어볼래?

등록일 2024년01월10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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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갑진년으로 푸른 용인 청룡의 해다. 전설 속에서는 용이 도를 깨우치면 비늘이 파란색이나 초록색으로 변해서 청룡이 된다고 전해져 오고 있다. 용은 희망, 용기, 비상의 상징이며 용띠 해는 힘, 권위, 우수, 풍요 등을 의미한다. 올해는 모두 청룡의 기운을 받아 원하는 소망을 다 이루길 바라며 용과 관련된 설화를 함께 알아보자!

 

동양의 용과 서양의 용은 다르다?

정답을 말해보면 그렇다. 동양과 서양은 용에 대해 전혀 다른 생김새와 인식을 가지고 있다. 동양의 용은 뱀 같은 몸, 머리 위의 사슴뿔에 수염이 길고 사자 갈기 같은 털이 있으며 날개가 없는 대신 팔과 다리로 구름을 잡으면서 하늘을 날아다닌다. 또한 서식지는 물속이나 하늘로 알려져 있다. 신비함과 비범함의 상징이자 현명함과 끝을 알 수 없는 능력을 가졌다. 앞서 말한 힘은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인간에게 우호적인 동시에 세상을 관장하는 고차원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특히 한국에서 용은 왕권을 상징하는 동물이었다. 이런 해석의 근거는 경복궁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동물상 중에 용의 형태가 가장 많으며 광화문 입구에서부터 그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광화문을 구성하는 3개의 문 위에는 용이 한 마리씩 조각되어 있고 이는 세상을 지켜보고 출입자를 감시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광화문을 지나 흥례문에 다다르면 답도 좌우에 용의 와상이 보인다. 흥례문과 근정문 사이에 있는 영제교 다리에도 용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있고 이들은 모두 궁궐 출입자를 지켜보는 자세를 하고 있다. 근정전 내부 천장 닫집에는 황색 칠조룡이 보이는데 황색은 황제만 사용하는 색이라는 점에서 정전의 위용이 한껏 강조된 문양이다. 또한 우리나라 왕실 의복인 곤룡포에서도 용 문양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서양의 용은 도마뱀처럼 생겼으며 네 개의 큼지막한 팔다리와 박쥐같은 날개를 가졌다. 입으로 불을 내뿜으며 늪이나 어두운 숲에 산다고 알려져 있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서처럼 보통 최종 보스로 나오며 탐욕적이고 파괴적인 성격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파괴를 일삼지 않더라도 인간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성경의 영향을 받았으며 창세기 속 이브에게 선악과를 먹게 한 것이 바로 뱀이다. 요한계시록에는 용이 등장하는데 여기서 용은 사탄을 상징한다. 일반적으로 인식이 부정적이며 중세 시대에는 악의 상징이었다. 중세 기사들은 용을 사냥하면 명예, 재산, 여성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인간의 적이었기 때문에 용을 죽이는 것은 용맹의 상징이자 악의 세력을 정복하는 상징이었으며 기사와 왕은 방패에 용의 그림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사악한 적들에 대항해 방어하는 그들의 용맹을 상징했고 예로부터 용을 물리친 자는 ‘Dragon Slayer(드래곤 슬레이어)’라는 명예로운 호칭을 얻고 영웅이 됐다.

 

 

‘복타러 간 총각’을 읽으며 한국 전래동화 속 용을 찾아보자!

옛날에 복이 지지리도 없는 총각이 살았다. 이런 신세가 서러웠던 총각은 복을 타기 위해 서천 서역국으로 향했다. 산을 넘다가 어두워지자 외딴 집이 있어 하룻밤 묵어가려고 보니 처녀가 혼자 살고 있었다. 처녀는 밥상을 차려주면서 총각에게 어디를 가냐고 물었다. 복을 타러 간다고 답하니 처녀는 자신이 어떤 사내를 만나야 시집을 갈 수 있냐고 물어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그러겠다고 하고 다음날 해가 뜨자 집을 나섰다. 산길을 걷다가 또다시 날이 저물었고 가는 길에 외딴 집에 하룻밤 묵어가려고 보니 할아버지가 혼자 살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총각에게 어디를 가냐고 물었고 복을 타러 간다고 답하니 어릴 적에 심은 꽃밭에서 꽃이 자라지 않으니 이유를 물어봐 달라고 했다. 총각은 그러겠다고 답하고 해가 뜨자 또다시 집을 나섰다. 길을 가다 보니 넓고 큰 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강을 건널 방법이 없었다. 그때 강에 살던 이무기가 나타나 어딜 가냐고 물었다. 총각은 하도 복이 없어서 타러 간다고 답했고 이무기는 천년이 넘게 수련을 했는데도 왜 용이 되어 승천할 수 없는지 물어봐달라고 하면서 강을 건너게 해줬다. 그렇게 서천 서역국에 도착해 옥황상제를 만난 총각은 왜 본인은 복이 없냐고 하소연을 하며 오는 길에 만난 사람과 이무기의 질문에 대한 답도 부탁했다. 옥황상제는 열심히 일하다 보면 언젠가는 복을 얻게 된다는 말과 함께 그동안 길을 오면서 받았던 질문의 답도 들려준다. 돌아가는 길에 총각은 이무기를 만나 다시 길을 건넌 뒤 2개의 여의주 중 하나를 버리면 승천할 수 있다는 답을 전한다. 할아버지에게는 꽃밭 밑에 금덩어리가 묻혀 있으니 그걸 파내라고 하고, 처녀에게는 처음 만난 사람과 결혼하라는 답을 가르쳐 준다. 그렇게 해서 남자는 의문을 풀어준 대가로 여의주와 금덩어리를 얻고 처녀와 결혼해 행복하게 살았다고 전해져 내려온다.

 

 

폴란드의 ‘바벨의 용 신화’ 속에 들어있는 서양의 용에 대한 인식을 살펴볼까?

바벨의 용은 폴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전래동화다. 옛날에 폴란드 크라쿠프에 크라크 왕과 완다 공주가 살고 있었다. 크라크 왕은 백성들에게 존경받는 훌륭한 왕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굴 속에서 잠들어 있던 용, 스모크가 깨어나 무엇이든지 삼켜버린다. 스모크는 어린 처녀를 특히 좋아했고 왕은 용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처녀를 제물로 바친다. 그리고 이 사악한 용을 죽이는 자에게는 엄청난 포상을 내리겠다고 선포한다. 힘세고 용감한 기사들이 날마다 용을 물리치러 칼을 뽑아 달려들었지만 상처 하나 내지 못하고 잡아먹히고 만다. 결국 나라의 처녀는 공주밖에 남지 않았고 왕은 스모크를 무찌른 자는 공주와 결혼시키겠다고 선포한다. 이에 다시 기사들이 모여 도전하지만 이번에도 모두 먹히고 말았다. 절망에 빠져있던 어느 날 스쿠바라는 가난한 대장장이가 스모크에게 도전하겠다고 나타났다. 그는 왕에게 양 한 마리와 황과 후추를 준비해 주라고 부탁했다. 스쿠바는 그날 밤이 새도록 양의 뱃속에 황과 후추를 집어넣었고 다음날 아침 용이 사는 동물에 찾아가 준비한 양을 놓고 숨어서 기다렸다. 잠에서 깬 스모크는 양을 보자마자 삼켜버렸고 뱃속의 불과 유황이 만나 불타면서 고통과 갈증에 근처에 있는 강물을 들이마셨다. 그러나 강물을 마셔도 배의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고 계속해서 강물을 마시다 스모크는 배가 터져 죽어버렸다. 왕은 약속대로 공주와결혼을 허가했고 그들이 세운 도시는 지금의 크라쿠프가 되었다. 지금도 폴란드 바벨 성의 대성당에는 왕들의 묘가 있고 성당 입구에는 바벨의 용의 것으로 알려진 뼈가 쇠사슬에 걸려있다고 한다.

 

 

진선영 기자 sunyoung21@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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