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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범은 누구인가 「살인의 추억」

등록일 2024년01월10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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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연쇄살인 사건을 기억하는가? 우리나라의 3대 미제 사건 중 하나였던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당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지난 2019년 범인의 자백으로 사건 발생 30여 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오늘 소개할 「살인의 추억」은 이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아직 진범이 밝혀지지 않았던 2003년에 개봉된 영화 속 형사들은 과연 어떤 현장을 마주하고 누구를 용의자로 지목했을까? 용의선상을 좁혀 가는 스크린 속 형사들과 함께, 추리를 시작해 보자.

 

첫, 그리고 두 번째 사건 발생

1986년 10월 23일, 논밭 옆 농수로 밑에서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다. 이 사건을 담당하게 된 경기화성경찰서 강력반의 박두만 형사는 경찰관들과 함께 조사에 착수해 보지만 그 솜씨는 상당히 어설프다. 단순히 용의자들의 평소 행적과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한 초보적 수사에다, 타자기 쓰는 방법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용의자가 도와줄 정도니 말 다 한 셈이다. 어느덧 겨울이 되고 두 번째 희생자가 논두렁에서 발견된다. 이 와중에 현장 보존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으로 박 형사와 구희봉 반장은 골머리를 앓는다.

시간이 흘러 1987년, 박 형사는 동네 고깃집 아들 백광호가 두 번째 희생자인 이향숙을 평소 쫓아다녔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를 잡아다 지하실에서 심문한다. 친근한 척 자백을 유도하던 중 조용구 형사가 지하실에 들어와 인상이 안 좋다며 다짜고짜 백광호를 발로 짓밟는다.

 

신시대적 수사, 등장이오

이렇듯 수사에 난항을 겪던 경기화성경찰서 강력반에 구세주가 등장한다. 범인을 잡겠다며 서울에서 자청해 내려온 서태윤 형사다. 증거 조작, 고문, 협박 등의 구시대적 수사 방식을 고수하던 박 형사와 조 형사 사이에서 그는 묵묵히 서류를 보며 사건을 조사한다. 백광호의 현장검증 날, 심한 화상으로 젓가락질도 할 수 없는 손을 보고 이런 손으로는 발견된 시신들처럼 옷으로 매듭을 묶을 수 없다고 확신한 서 형사는 그의 무죄를 주장하고, 백광호 또한 스스로 무죄를 주장하며 검찰에서도 영장이 기각된다.

이후 서 형사는 새로 부임한 신동철 반장에게 희생자들은 모두 비 오는 날 빨간 옷을 입었을 때 살해됐다는 공통점을 지적한다. 이를 바탕으로 실종 신고된 ‘독고현순’이라는 여자 역시 살해당했을 거라며 실종 추정 위치 주변을 수사하는데, 정말로 그가 주장한 위치에서 이전 두 사건과 똑같은 수법으로 살해당한 그녀의 시신이 발견된다.

 

단서 잡기, 그러나...

어수선한 분위기에 근처 중학교에는 연쇄살인 사건 범인이 학교 화장실 밑에서 올라와 사람을 죽이고 다닌다는 소문이 떠돈다. 서 형사는 조사차 그 학교를 방문했다가 새로운 실마리를 잡는다. 학교 맞은편 언덕 위에 사는 여성이 피해 생존자였던 것. 생존자의 이야기를 들으러 간 권귀옥 형사는 범인의 손이 여자처럼 부드러웠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또한 권 형사는 비가 내리고 라디오에서 ‘우울한 편지’라는 노래가 나오는 날에 살인이 일어난다는 점을 짚고, 방송국에서 신청 엽서를 확보한다. 엽서의 주인공은 공장 노동자 박현규. 수사본부 사람들은 사건이 일어난 날마다 엽서를 보낸 데다 생존자의 증언대로 손이 부드러운 박현규를 범인이라 확신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보내온 유전자 감정 결과 서류에는 ‘박현규를 범인으로 볼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크게 상심한 서 형사는 ‘서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원칙마저 저버린 채 박현규를 권총으로 겨누기에 이른다. 박 형사는 이를 제지하며 박현규를 놓아 주고, 결국 진범은 찾지 못한 채 사건이 종결된다.

 

영화는 영화일 뿐

아무리 실화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라도 각색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살인의 추억」은 실제 사건과 어떤 부분이 다를까?

먼저, 영화에서는 범행 현장에 증거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철두철미한 범인으로 나오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피우다 버린 담배 꽁초나 머리카락 등 상당한 증거를 남겼다고 한다. 또한 비 오는 날에만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은 영화 속에만 등장하는 설정으로, 실제로는 비 오는 날에 발생한 사건은 2건 정도에 불과하다.

 

소름 쫙! 형사들의 명대사

“서류는 절대 거짓말 안 하거든요”: 서 형사가 물증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장면의 대사다.

“밥은 먹고 다니냐?”: 박현규가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가 나오자, 허탈감에 빠진 박 형사가 그를 풀어주며 하는 말이다.

 

 

신서영 기자 lisa0903@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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