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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의 역습!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냄새 - 한예빈 학우 (치위생학과 2)

등록일 2024년05월29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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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맡게 된 냄새에 과거 기억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이 현상을 ‘프루스트 효과’라고 하는데 이와 관련된 어린 시절 나의 일화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른 주말 아침, 나는 언니와 함께 잠을 자다 일어나 곧장 부모님 방으로 향했는데 비몽사몽한 부모님 사이에 누워 멍을 때리곤 했다. 그때 창가에 들어오던 햇빛과 포근한 이불 냄새가 생생히 기억난다. 지금으로부터 약 15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유로운 주말 낮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낼 때면 그때가 생각난다.

 

최근 몇 개월 전, 심한 목감기에 걸려 오랜만에 이비인후과에 갔는데 그날 또 다른 추억의 냄새를 경험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 빈번히 감기에 걸려서 집 근처 소아과에서 코와 입에 수증기를 쐬는 네블라이저 치료를 자주 받았다. 그 수증기는 수돗물 냄새에 가까웠는데 치료를 받는 몇 분의 시간이 심심한 기분을 들게 하는 동시에 복잡한 머리를 비울 수 있는 고요한 시간으로 느껴져 나를 편안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마지막은 음식 냄새에 대한 에피소드이다. 며칠 전 저녁 식사에 계란찜이 올라왔다. 식탁 위 계란찜 냄새를 우연히 오랫동안 맡았는데 다 같이 모여 김치볶음밥을 먹던 주말 날들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아빠가 식사를 준비하시는 동안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가 밥이 다 되어갈 때쯤 식탁에 수저를 놓고 반찬을 가져왔는데 거실까지 풍겨오던 계란찜 냄새는 밥을 먹기도 전에 나를 행복하게 만들곤 했다. 거실에서 텔레비전으로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시청하며 많은 대화 속에서 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인상 깊게 보았던 애니메이션 중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어른제국의 역습」이 생각나는 이번 에세이 주제였다. 행복했던 추억의 냄새는 모두를 그때로 돌아가고 싶게 만든다. 쉽게 지나치기 쉬운 현재의 냄새도 미래에는 그리워질수록 향수로 남게 되기에 지금을 열심히 살아가며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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