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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의사제도와 운영방법에 대한 방향-김영의 교수(보건의료행정학과)

등록일 2024년06월28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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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행정학과 김영의 교수님
우리나라의 의료전달체계는 1차 의료, 2차 의료, 3차 의료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질병 중증도에 따라 경증 환자는 1차나 2차 의료기관을, 중증 환자는 3차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게 유도하여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는 현상을 막고 중증 환자의 집중치료 등 합리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위함이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병원은 의료법에서 제시하는 일정 수준의 시설에 따라 1차 병원, 2차 병원, 3차 병원으로 분류된다. 1차 병원은 의원급이며, 2차 병원은 병원과 종합병원, 3차 병원은 상급종합병원, 대학병원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병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인력이 의사이다. 사전적 의미의 의사는, 응시 자격을 갖춘 자가 국시원에서 시행하는 의사 시험에 합격한 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면허를 받은 자이다. 우리가 병원에서 만나는 전문의는 의사면허를 취득한 후 일반의 자격으로 전공 과목이 정해지지 않은 채 수련병원의 모든 진료과를 순환하면서 배우는 인턴 1년과 적성에 맞는 진료과를 선택하여 3~4년간 수련하는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해당 진료과목의 전문의 자격시험을 통과한 전문의이다.

 

1차 의료기관은 개원의가 운영과 진료를 겸하며, 2차 의료기관은 여러 개원의가 모여 운영하거나 필수진료과목을 갖추고 운영하는 병원이 대부분이다. 환자들이 선호하는 3차 의료기관은 중증질환자 치료에 필요한 인력과 시설, 장비, 의사가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성원 등 환자 안전을 우선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다. 전문의를 배출하는 것도 3차 의료기관 또는 수련병원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일반의 자격으로 중증 질환과 다빈도 질환을 경험하고 다양한 질병을 가진 환자들의 치료와 수술에 참여하여 배우면서 해당 분야의 전문의가 양성된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병원의 운영 방식과 의사들의 업무 환경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 그리고 그에 따른 의료환경 변화가 그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병원정보시스템과 전자의무기록의 진화가 그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실례로 유방암 환자 치료 시 이전과는 다르게 외과, 성형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재활의학과 등 각 과 전문의가 협의 진료를 통해 진료 계획을 세워 치료를 이행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가 가져온 결과이다. 이를 위해 타과 의료진과 협업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간호와 관련 부서가 지원하도록 이미 제도화가 되어 있다. 이런 구조는 1차나 2차 의료기관보다는 진료과의 세부 분과가 있는 상급종합병원이나 수련병원 같은 3차 의료기관에서 그 접근성이 더 용이하다.

 

2024년 현재 우리나라의 상급종합병원의 개수는 총 47개이다. 전국을 진료권역으로 구분하여 인력과 시설, 장비, 교육 및 중증질환자 진료 비율 등이 적합한 경우 매 3년마다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다. 이렇게 지정된 상급종합병원은 의료법의 준수를 위해서만 운영하기보다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대부분의 상급종합병원은 수련병원의 역할을 겸하고 있다. 따라서 의학 연구와 교육의 중심지로서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를 비롯하여 기타 전문 인력들이 최신 의학지식을 습득하고 실습을 통해 적용해보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또한 이를 토대로 의학 발전을 위한 다양한 임상 시험과 연구를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연구를 위해 개인정보의 익명화나 가명화 처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데이터큐레이터를 채용하여 연구의 조력자 역할을 맡기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와 교육을 통해 전문 의료 인력이 양성되면 3차 의료기관의 주된 역할 중 하나인 중증 환자에게 필요한 고난도 진료와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1차나 2차 의료기관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해당 지역 의료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보건정책을 순응하는데도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에 급성기 의료기관의 역할인 중증 응급환자에게 신속하고 안전하게 전문적인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면서 의료소비자가 원하는 맞춤 진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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