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해진 스케줄과 시스템 속에서 하루 하루 비슷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평온한 일상은 만족스럽지만 가끔 지루하게 느껴지는 날로부터 해방감을 얻고 싶을 때가 있다. 정해진 틀 속에서 뛰쳐나와 자유를 만끽하는 것은 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상에서의 과업을 조금 비틀어 행하는 일탈을 즐기면 된다. 그 과정과 결과는 나를 한 발 더 성장시킬 수 있는데, 새로운 경험과 함께 의미 있는 일탈을 한 학우들을 만나보았다.
1. ‘일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경진 학우(치위생학과 2)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나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은 학우(스포츠재활과 1) 불법적이지 않은 선에서의 일탈은 가끔 괜찮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에 따른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명심해야 한다고 봅니다.
권두엽 학우(사진영상미디어과 1) 예전에는 일탈이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도망쳐서 내 자신 또는 남이 피해를 받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잠깐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나에게 휴식 또는 새로운 바람, 희망, 여운, 경험 등 평범하지 않은 무언가를 가져다주는 것 같습니다.
2. 자신이 했던 일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 학우 고등학교 3학년 때, 학교 담장을 넘고 밖에서 점심을 먹었을 때입니다.
박 학우 반복되는 일상 속, 매일 답답한 학원에 앉아 있는 것이 너무 싫고 지루해 도중에 나와 그저 1시간을 걸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권 학우 고등학교 1학년 때, 그날따라 급식 메뉴가 실망스러워 어떻게 점심을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친구들과 몰래 학교 밖으로 나가 밥을 먹고 놀다가 온 기억이 있습니다.
3. 그 때의 감정은 어땠나요?
이 학우 밥을 먹고 다시 담장을 넘어 몰래 학교로 들어왔을 때 정말 짜릿했습니다.
박 학우 잠깐 후련했다가 내가 나약하다는 생각이 들고, 눈물도 나고 앞이 막막하게 느껴지며 내 자신이 처절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권 학우 저는 학교 규율에 어긋나는 행동을 평소에 생각조차 하지 않는 편인데 한 친구가 “밖에서 밥 먹고 올까?” 하는 말에 순간 말할 수 없는 짜릿함을 느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친구들을 따라 몰래 교문 밖을 나가 밥을 먹었습니다.
4. 일탈을 하기 전과 후에 들었던 생각은 무엇인가요?
이 학우 하기 전엔 교칙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에 긴장이 많이 됐었지만 하고 나서는 ‘생각보다 별거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 학우 전에는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1시간씩 무작정 걸은 후에는 마음이 편해지고 뭐든 다시 해보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권 학우 하기 전에는 정말 불안했습니다. ‘선생님한테 들키면 어쩌지?’, ‘다른 친구가 이르면 어떡하지?’, ‘만약 부모님이 알게 된다면?’ 등등 오만가지 생각과 함께 걱정을 했습니다. 직후에도 불안이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일탈을 하고 난 후 친구들과의 사이는 더 돈독해졌고 맛있는 밥을 먹고 와서 기분도 좋았고, 그때의 짜릿함과 작은 설렘도 더해져 어느 순간 머릿속엔 걱정할 공간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5. 그 일탈에 대해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이 학우 다른 친구도 나중에 함께 나가서 밥을 먹고 오자고 했습니다.
박 학우 놀라며 웃던 친구도, 그 외 다른 주변에서는 이해하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권 학우 걱정과 함께 불안한 눈빛을 보내거나, 재밌어 보인다며 무엇을 했는지 알려달라고 하는 친구, “나도 급식이 맛없어서 자주 나갔다 와!” 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6. 지금까지의 일탈 중 추천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이 학우 제가 추천하고 싶은 일탈은 번아웃이 왔을 때 하루 정도 하던 일을 내려 놓고 혼자서 여유롭게 맛있는 것을 먹고 노을이 질 때쯤 햇빛이 잘 드는 카페 창가 쪽에 앉아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박 학우 저의 일탈 중에 추천하고 싶은 것은 없지만 자기가 평소 하고 싶은 일탈을 과감하게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권 학우 잠시나마 지친 일상에 콧바람을 넣어줄 하나의 일탈을 추천하자면 약속 없는 날 집에서 누워 휴대폰을 하는 대신에 맛있는 것을 챙겨 아무 버스나 타고 새로운 곳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버스에서 내려 모르는 거리를 걸으며 풍경을 보고 노래도 들으면서 잠깐 쉬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7. 앞으로 하고 싶은 새로운 일탈은 무엇인가요?
이 학우 혼자 바닷가에 놀러가서 바다 구경을 하고 싶습니다.
박 학우 저는 사소한 일탈을 할 때 그것이 일탈이라고 생각하며 행하지는 않습니다. 나중에 생각했을 때 ‘그게 일탈이었지’라고 떠올리게 되고 또 하나의 추억으로 기록되기만을 바랍니다.
권 학우 저 역시 일탈이란 예고 없이 행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일탈을 할 상황이 온다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예빈 기자 smilebloomyebin665@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