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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마케팅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지선영 교수(마케팅학과)

등록일 2024년09월27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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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학과 지선영 교수님
우리는 현재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이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든 시대에서 살고 있다. 개인별 맞춤형 상품을 인공지능을 통해 추천받을 수 있고, 단 몇 초 만에 나를 위한 맞춤형 광고가 눈앞에 ‘딱’ 나타나기도 한다. 사용자의 취향과 행동 패턴을 분석하여 콘텐츠를 추천해주고,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나 몇 가지 조건만으로 이미지나 영상을 멋지게 생성해주기도 한다. 이러한 인공지능은 교육, 의료, 금융, 예술뿐만 아니라 마케팅 분야에서도 다양한 기회를 열어주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순식간에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행동을 예측하기도 하며,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 정보 및 콘텐츠를 생성해서 제공해주는 등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일의 속도와 정확성에 상당한 이점을 제공하며, 이는 곧 마케팅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마케팅 실무자는 인공지능 기술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아래 이루어진 편리함과 빠른 속도 속에서 우리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소비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진정성’이다. 얼마 전, 마케팅에 활용되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을 하는 지인을 만났다. 마케팅 업계에서 약 15년 동안 일하고 있는 지인은 요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자주 보여지는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콘텐츠들을 보면서 화려한 기술이 활용된 속도감 있는 영상과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는 후킹 멘트들이 단숨에 보는 이의 눈길을 끌기는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그 화려함 속에 아쉬움과 공허함이 느껴지는 콘텐츠들도 자주 보인다고 말했다. 가만히 지인이 보여준 몇몇 콘텐츠들을 보고 있자니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아쉽고 공허하다는 이야기가 공감이 갔다. 우리가 발전하는 기술을 활용해서 단지 빠르고 흥미롭고 자극적으로 보여지는 것에만 오로지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인공지능 기술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고, 개인에게 맞춤형 정보를 빠르게 제공해줄 수는 있지만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기 위한 ‘진정성 있는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것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에게 어울리는 상품을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으로 추천해줄 수는 있겠지만 소비자에게 기업과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나 스토리들을 온전히 전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기업과 브랜드의 철학 및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단순히 상품 및 서비스의 구매를 넘어 다양한 경험과 관계 형성을 원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요한 핵심은 화려한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활용해서 얼마나 진정성 있게 소비자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다가가느냐이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기업과 브랜드가 내세우고 있는 가치와 철학, 사회적인 책임과 역할,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자신들의 삶 속에서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많은 관심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자들은 진정성을 빠르게 감지한다. 인공지능이 생성한 마케팅 메시지나 콘텐츠가 아무리 화려하고 정교하더라도 소비자에게 단지 로봇이 만든 것처럼 그 안에 기업과 브랜드가 전달해야만 하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고 공감을 이끌지 못한다면 오히려 거리감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기업과 브랜드가 자신들의 가치와 철학을 담은 스토리를 꾸준히 진솔하게 전달하고 소비자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애정과 신뢰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마케팅에서 이제 떼어낼 수 없는 너무나도 중요한 핵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그 도구의 활용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마케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훌륭한 도구인 것은 확실하지만, 마케팅의 본질은 여전히 ‘사람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서 공감을 형성하는 관계의 중요성’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업과 브랜드의 가치와 철학, 비전,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관한 명확한 방향이 설정되어 있어야 하고, 이는 마케팅 전반에 걸쳐서 일관성 있게 전달되어야만 한다. 인공지능 기술은 이러한 기업과 브랜드의 메시지를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써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더라도 마케팅의 중심에는 언제나 ‘진심을 꾹 담은 진정성과 공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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