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패들이 만들어낸 지금’이라는 주제에 대해 고민해 봤다. 사실 일상에서의 작은 실패는 무수히 많을 것이다. 나도 그렇고 세상 살아가는 이들 모두가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작은 실패에 대하여 건건이 이야기하자면 말도 못 하게 길 수 있으니, 난 한 가지 예를 들며 이야기해 보고 싶다. 나의 첫 작은 실패는 고입 입시였다. 누군가에겐 큰 실패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작은 실패일 것이다. 이건 나에겐 작은 실패다. 내가 목표하던 고등학교에 들어가지 못해, 나도 속상하고 부모님도 속상하고 주변도 속상해했다. 근데 이러한 작은 실패에 연연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힘들지라도 죽기 살기로 몸과 마음을 다 던져 공부하든 상을 타보든 대입에만 올인하기로 했다. 그렇게 시간은 계곡물 흐르듯이 졸졸 흘러갔다. 후회되는 것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나는 작은 실패와 마주 설 용기도 없었고 되려 두렵기만 했다. 내가 도전과 시련. 그리고 역경을 이겨낼 수 있을까, 고민이었다. 그럼에도 포기하면 대입도 미래도 없을 거로 생각해 시련에 숨지 않고 맞짱을 떠보기로 결심했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 3학년이 된 나는 생각했다. ‘대입 시기라면 전쟁과도 같겠구나.’ 나는 그 전쟁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어떤 실패가 다가오더라도 마주 서기로 했다.
5월. 부모님과 선생님의 면담이 있었다고 한다. 대입 관련이었을 것이다. 미약한 기대조차 하지 않고 들었는데 나는 전문대고 어디고 못 간다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모든 감정이 올라왔다. 아닐 거라는 생각을 수없이 되뇌며 패닉 상태에 빠졌었다. 패닉이 길면 작은 실패도 큰 실패가 되기 마련이었다.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시험도 부딪혀보고 모든 대회에 헌신을 가지고 도전한 결과 상을 7개 가까이 휩쓸었다. 그 결과 지원한 전문대 모두 합격에, 수도권 4년제에도 합격했다. 작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다 보니, 이런 쾌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아, 초기에 패닉에 빠지지 않고 도전을 더 크게 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텐데’ 하는 작은 아쉬움은 있었다.
어찌저찌 잘 보냈고, 졸업이라는 큰 미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개근상에 정근상까지 타고 최종적으로 상을 합쳐보니 9개 정도 되더라. 물론 내가 조금의 노력을 더 기울였다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지도 모르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작은 실패에 고개 숙이고 숨죽였다면, 내 인생은 폐허 속의 잿더미에 불과했을지도 몰랐다고 생각하니 아직도 아찔하다. 하지만 그 시절, 꽃길보다는 가시밭길을 묵묵히 걸어왔기에 나는 작은 실패를 이겨내고 지금 신구대학교를 묵묵히 다니고 있지 않겠는가.
이런 작은 시련과 실패에 힘들어하고 고개 숙이는 학우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작은 실패와 싸우고 기회가 올 때 빨리 잡고, 쓰러져도 또 일어나고 또 일어나라. 내가 목표하던 학교에 들어가지 못해, 좌절하고 슬퍼하고. 인생 다 산 것 같고,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때 문득 그 생각이 들더라, 대입이라는 큰 전쟁도 겪었는데, 고작 여기에 슬퍼할 겨를이 있으랴. 도전하고 또 도전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고, 나는 졸업을 앞두고 있다. 나이를 먹고 보니 이러한 일은 그냥 작은 실패에 불과하더라. 그때는 큰 실패로 여겨졌던 일들이 지금은 작은 실패로 여겨졌고, 지금은 그 생각을 하면 도전의 첫 시작으로도 여겨진다. 지나간 일을 잊자고 하는데, 지나간 일을 곰곰이 돌이켜보면. 도전의 동기부여가 되는 일도 무수히 많을 것이다, 더불어 작은 실패들이 만들어 낸 지금에 난 더 용기와 지혜를 얻었고, 더 나은 삶을 위한 도전에 큰 밑바탕이 되었다. 인생을 리셋한다면 그 작은 실패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있겠지만. 결론은 타임머신이 있지 않는 이상, 그렇게 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많은 분이 작은 실패에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쓰러지지 말고 도전하고 또 도전해서 꿈을 이루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