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칸트는 사고의 일관성과 체계적 사유를 유지하기 위해 일평생을 새벽 5시 기상, 정오 식사, 오후 3시 30분 쾨니히스베르크 서쪽 산책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은 대개 부정적 행동에 대한 격언으로 쓰이지만, 어쩌면 지금의 스무 살 버릇이 우리를 세계적인 철학가 또는 위인으로 만들지도 모른다.
1.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습관이 있나요?
김도연 학우(치위생학과 1) 글로 기록하기입니다. 예를 들면, 일정 기록, 일기, 메모 등등. 자꾸 까먹어서 메모를 시작했는데 이게 강박처럼 굳어져 버렸습니다. 적어두지 않으면 찝찝할 때도 있고, 일정을 적어둔 스케줄표를 너무 자주 들여다보고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등 시간을 많이 씁니다.
음영은 학우(사진영상미디어과 2) 입술 깨물고 뜯는 버릇이 있습니다. 평소에 립밤을 잘 안 바르는 편이라 까슬한데 그 느낌이 싫어서 뜯습니다.
하시은 학우(치기공학과 1) 저는 습관적으로 핸드폰으로 시간을 자주 확인하는 편입니다. 처음엔 단순히 수업 시간이나 약속 시간을 확인하려고 봤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습관처럼 화면을 켜서 시간을 확인하게 됩니다. 뭔가 손이 심심할 때나 잠깐의 공백이 생기면 자동으로 휴대전화를 켭니다.
2. 그 버릇 혹은 습관이 아직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최근에 한 건 언제인가요?
김 학우 성인이 되고서 더 심해졌는데, 일정이 너무 많다 보니 기록하지 않으면 놓칠 수밖에 없어서 습관이 됐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오늘 아침에도 일정을 보고 하루 일정 시뮬레이션을 돌렸고, 일정을 수정했습니다.
음 학우 어릴 때와 마찬가지로 커서도 립밤을 잘 안 바르게 돼서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최근은 오늘 점심인 것 같습니다.
하 학우 이 습관이 남아 있는 이유는 아마 시계보다 편하고, 늘 손에 닿는 위치에 있어서인 것 같습니다. 방금도 인터뷰 답변 전에 몇 번이나 시간 확인을 했습니다. 사실 시간보다 알림이 왔는지 확인하는 게 더 큰 이유 같기도 합니다.
3. 습관을 고치거나 바꿔보려는 시도를 해보았던 적이 있나요?. 습관을 고칠 생각이 없다면 그 이유가 있나요?
김 학우 한 달간 아예 기록하지 않으려고 기록 앱도 지워보고, 손일기도 안 썼습니다. 하지만 결국 놓치는 부분이 생겨서 다시 기록하게 되었는데 이전보다는 덜 상세하게 기록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 습관을 고칠 생각이 없습니다. 너무 무리해서 스케줄표를 들여다보며 시간을 버리는 일만 없다면 정말 좋은 습관입니다.
음 학우 맛이 없고 인체에 무해한 매니큐어를 손톱에 발랐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뜯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전보다는 확연히 줄어들긴 했습니다.
하 학우 일부러 손목시계를 차보거나 공부할 때는 폰을 멀리 두는 식으로 시도해 봤습니다. 그럴 땐 확실히 덜 보게 되지만 완전히 고치진 못했습니다. 요즘엔 폰 대신 시계를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4. 버릇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인간관계에서 불편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김 학우 시간낭비 처럼 너무 오래 붙잡고 일정을 보며 생각하다 보니 가장 최선의 루트나 동선을 짜면서 다른 일을 해야 하는데 못 한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기록하는 것은 좋은데 강박 증세처럼 나타나 불편했습니다.
음 학우 잘 때 뜯었던 적이 있는데 너무 많이 뜯어서 아침에 이불에 피가 묻어서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 학우 친구들이랑 이야기할 때 무심코 폰을 열어보면 상대가 지루해하나라고 느낄 수도 있어서 그게 조금 신경 쓰였습니다. 또 공부할 때도 시간만 보려다 다른 앱까지 열게 되니까 집중이 잘 안 될 때가 있었습니다.
5. 이후에도 같은 습관을 유지할 계획인가요? 본인의 미래를 상상해 보며 대답해 주세요.
김 학우 네, 유지할 계획입니다. 오히려 제 커리어를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될 습관이라 생각해 불편한 부분을 개선해 이어 나갈 예정입니다.
음 학우 줄여 나가고는 싶은데 마음대로 잘 안 됩니다. 5년, 10년 후에도 계속 입술을 뜯고 있다면 웃길 것 같습니다. 그 전에 고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 학우 꼭 줄이고 싶어요. 시간 확인은 시계로 하고, 폰은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대신 지금처럼 늘 무의식적으로 폰을 켜는 대신 여유롭게 시간을 느끼는 습관을 지니고 싶습니다.
신서현 기자 mareavium@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