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인공지능의 시대, 우리는 어디쯤 와 있을까-이용희 교수(AI소프트웨어과)

등록일 2026년01월14일 14시17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AI소프트웨어과 이용희 교수님
요즘 학생들이 과제나 자료 탐색 과정에서 인공지능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어떤 학생에게는 이미 일상적인 학습 도구가 되었고, 또 어떤 학생에게는 비즈니스 모델로서 수입원으로 다가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공지능은 빠른 속도로 우리의 학습 환경과 사고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는 학생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거의 모든 사람이 실감하고 있는 거대한 변화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조금씩 혼란스럽습니다.

 

이 혼란의 흐름을 정리하기 위해 저는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를 떠올려 봅니다. CES 2025에서 젠슨 황은 인공지능을 “갑자기 세상을 바꾼 존재”가 아니라, 천천히 단계를 밟아 여기까지 온 흐름으로 설명했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느끼는 혼란이 뒤처졌기 때문이 아니라,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CES 2025에서 그가 설명한 첫 단계는 인식형 인공지능이었습니다. 얼굴, 이미지, 음성을 인식하는 기술로, 처음에는 신기했지만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의식조차 하지 않게 된 기술들입니다. 기술 활용이 생활의 일부가 될 만큼 자연스러워졌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지금 우리가 가장 강하게 체감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입니다. 글을 써 주고, 요약해 주고, 아이디어를 제안합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인공지능의 성능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혼란을 느낍니다. “그럼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따라옵니다.

 

CES 2025에서 제시된 세 번째 단계는 물리적 인공지능이었습니다. 인공지능이 화면 속을 넘어 실제 세계에서 판단하고 움직이는 단계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막연한 불안을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 변화가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 길 위를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이 흐름은 CES 2026에서 더 현실적인 장면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중 하나가 다크 팩토리(Dark Factory) 입니다. 사람이 상시 근무하지 않아도, 조명조차 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장이 돌아가는 모습입니다. 생산과 품질 관리, 물류까지 인공지능과 자동화 시스템이 판단하고 실행합니다. 이 장면을 떠올리며 “그럼 사람은 어디로 가야 할까?”라고 묻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하지만 이는 미래에는 사람이 필요 없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사람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취업 상담 자리에서 한 학생이 조심스럽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교수님, 이 기술을 배우면 5년 뒤에도 쓸 수 있을까요?” 그 질문에는 불안과 진지함이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 기술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기술을 배우는 방식은 남는다.”

 

지금은 누구도 확실한 지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시대입니다. 그렇기에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보다, 다시 배우는 데 익숙한 사람이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첫째는 호기심입니다. “왜 이렇게 작동할까?”, “이 기술을 내 전공과 연결할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은 어떤 특정 기술보다 오래 남습니다. 이 시대에 가장 빨리 뒤처지는 사람은 모르는 것을 숨기는 사람이고, 가장 오래 성장하는 사람은 질문할 거리가 많고, 질문을 멈추지 않는 사람입니다.


둘째는 배움에 대한 감각입니다. 학교나 직장은 더 이상 모든 답을 주는 장소가 아니라, 어떻게 배우고 다시 배우는지를 연습하는 공간입니다. 인공지능은 정보를 대신 찾아줄 수 있지만, 무엇을 배우고 왜 배우는지는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셋째는 유연함입니다. 지금 배우는 전공과 기술은 여러분이 사회에 진출할 때쯤에서는 형태를 바꿀 가능성이 큽니다. 유연함이란 지금까지 배운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새로운 환경에 다시 적용할 수 있는 힘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잔잔한 연못이 아니라 큰 강물에 가깝습니다.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오늘은 고요한 흐름처럼 느껴집니다. 인터넷의 등장, 코로나의 창궐, 스마트폰의 보급 등은 격류 부분에 해당하겠지요. 완급의 차이는 있지만, 변화 그 자체는 자연의 리듬에 가깝습니다. 지구는 자전하고,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며, 태양계는 다시 우리 은하를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늘 움직이는 우주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변화도 그와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느끼는 혼란은 잘못 가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라, 흐름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흔들리면서도 다시 방향을 잡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 힘은, 이미 여러분 안에 있습니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보도 여론 사람 교양 문화

포토뉴스 더보기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