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참사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항공 포비아(공포증)'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항공기 관련 사고가 최근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정부와 업계 차원의 안전 강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항공기 사고로 46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10년 내 가장 많은 승객이 항공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셈이다. 또한 업계에선 안전 규제가 점차 약해지고 있는 데다가 인력 부족 및 피로 누적이 겹치면서 항공기 사고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항공기 사건의 진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집계한 항공기 전체 사고율 평균 역시 1.19로 여전히 낮다. 88만 편의 항공기 운항 시 항공 사고가 1건 발생하는 꼴이다. 항공기 사고로 인한 사망 위험률은 5년 평균 0.11 수준이다. IATA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한 사람이 항공기를 매일 10만 3239년 동안 탑승해야 치명적인 사고를 겪는다. 아널드 바넷(Arnold Barnett)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통계학과 교수 등이 지난 8월 항공운송경영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8∼2022년 전 세계에서 항공기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할 확률은 1370만 명당 1명이다. 이는 2008~2017년 집계한 790만 명당 1명에서 크게 개선한 수치다. 매년 상업용 항공 여행의 사망 위험이 줄고 있다는 뜻이다.
보잉 737-800은 안전하지 않다?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는 보잉 737-800 기종이다. 이 기종은 미국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이 개발한 중·단거리 운항 전용 협동체 여객기다. 국내에선 장거리를 띄우지 않는 저비용 항공사(LCC)가 주로 사용하는 기체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도입한 보잉 737-800 기종은 2024년 12월 말 기준 제주항공 37대, 티웨이항공 25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6대, 대한항공 2대다. 항공사가 하나의 비행기 기종을 많이 들여오는 이유는 단일 기종 운영 시 정비와 유지 보수, 인력 관리 등과 같은 항공기 운영 효율성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우려와 달리 보잉 측이 2024년 8월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737-800’은 전체 항공기 기종 중 사고 발생률이 낮은 편에 속하는 기종이다. 항공 데이터 분석 기업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약 4400대의 보잉 737-800이 운항되고 있다.
꼬리 칸이 제일 안전: 비행기 좌석별 안전도
미국 유력지 타임(TIME)이 35년간의 미국 연방항공청(FAA) 비행기 추락 통계를 분석해 조사한 과거 결과에 따르면 ‘비행기 뒤쪽의 중간 좌석’이 가장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분석에 따르면 추락 사고에서 뒷좌석 승객의 사망률은 32%, 좌석으로 따졌을 때 사망률이 가장 높은 위치는 기체 가운데의 통로 좌석으로 44%에 가까운 사망률을 보였다. 다만 항공 전문가들은 사고 시 안전한 자리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행 중 엔진이나 동체에 화재가 발생할 때는 꼬리칸이 화재의 위험에 더 취약해 경우에 따라 뒤쪽 좌석이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 추락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마의 11분(Critical 11 minutes)’의 위험성도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마의 11분은 이륙 후 3분과 착륙 전 8분을 더한 시간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10년간 발생한 국내 항공 사고 중 이륙 직후나 착륙 직전에 발생한 사고 비율은 약 51%였다.
비행 공포증 극복하는 방법?
항공기 사고로 비행 공포증이 생기거나 극심해졌다는 이들도 있다. 이에 비행 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몇 가지 조언을 공유한다. 먼저 감각을 통제하는 것이다. 목 베개·담요·슬리퍼·귀마개·이어폰 등을 가져와서 이착륙 시에 시각과 청각 등 감각을 차단해 두려움을 더는 것이다. 다음으로 공복에 비행기를 타지 않는 것이다. 공복과 저혈당은 신경전달물질 및 호르몬인 노르에피네프린 등 교감신경호르몬이 증가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과 발이 떨리는 등 불안감이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 등 카페인 성분이 든 음료 역시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비행 중 불현듯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면 옆 좌석 승객이나 승무원에게 대화를 요청하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비상시 대처 방법을 철저히 숙지하고 있는 것 역시 비행 공포증을 극복하는 좋은 방안이다. 먼저 탑승 시 가장 가까운 출구까지의 행수를 세어두는 것도 좋다.
강미솔 기자 mhjs1129@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