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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결점의 신화를 깨자

등록일 2013년07월31일 10시33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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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 예측할 수 없는 기술혁신과 사람들의 욕구 변화는 조직의 존립과 발전에 높은 불확실성을 가져온다. 이에 대처하기 위하여 조직은 구성원들의 창의성에 높은 가치를 두게 되었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창조적 활동은 검증된 것이 아니므로, 과거에 비하여 실패의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이런 이유에서 조직은 지나친 완벽함, 즉 무결점(zero-defects)의 신화에 대하여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경영자들은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리처드 윈터는 그의 지친 완벽주의자를 위하여’(perfecting ourselves to Death)란 책에서 완벽주의를 병적인 완벽주의와 건강한 완벽주의로 구분하였다. 그에 따르면 병적인 완벽주의는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달성하기 어려운 기준을 세운다. 일이 잘 되면 자신의 환상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일이 잘못되면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란 생각에 빠져, 자신을 무능력자나 실패자라고 매도한다. 이처럼 병적인 완벽주의자들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행위와 그것의 결과에 둔다. 그에게 인생은 늘 위험한 것이다. 반면 건강한 완벽주의는 현실에 기초하여 달성 가능한 기준을 세우고, 성공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 내 모습 그대로가 소중하고, 인생은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신 분석가들은 인간의 마음에는 충동적인 이드, 그것의 발현을 억제하는 자아, 그것들 사이에서 조정을 하는 자아가 있다고 한다. 우리들 마음속에는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초자아와 현실적인 모습사이에 긴장이 있다. 건강한 완벽주의자들은 그런 긴장감 속에서 자기를 실현해 가는 사람들이다. 이제는 세계적 수준에 오른 우리나라 전자 산업이나 자동차 산업은 건강한 완벽주의자들의 작품이다. 반면 병적인 완벽주의자들은 가혹하고 냉정한 초자아의 희생자들이다. 글로벌 시대, 그에 대비하기 위한 외국어 학습은 대부분 학생들의 관심사이다. 그런데 원어민 교수들 앞에서 많은 학생들이 입도 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나친 완벽주의 때문이다. 완벽하게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차라리 침묵을 택한다.

톰 피터스는 무결점이란 관점에서 구성원을 평가하면 멋진 실패도 없지만, 위대한 성공도 탄생시킬 수 없다고 하였다. 참으로 인생의 성숙은 이상과 현실의 긴장, 그 모호함, 실패의 위험을 극복하는 데서 온다. 위험이 없는 곳에는 영광도 없다. 그저 밋밋한 삶만이 있을 뿐이다. 이제 곧 방학이다. 그것을 건강한 완벽함으로 나가는 계기로 삼자. 실패의 두려움으로 움츠려 들었던 몸을 펴고, 현실 앞에 당당히 서보자. 젊음은 실패와 실수의 특권이 있다. 또 시작하면 되니까.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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