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별과제가 대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조별과제를 수행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알 수 있고,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원동물과는 과의 특성상 실험을 많이 하는데, 여러 사람이 함께 실험하면 일을 좀 더 빨리 끝낼 수 있다. 또한 실험과정과 보고서 작성에서 혼자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알 수 있어서 더욱 유익하다. 다른 형태의 조별과제도 이와 같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의견이 너무 달라서 조율하기 힘들다거나 비협조적인 사람이 있어서 이끌기 쉽지 않다는 이유로 조별과제를 꺼리는 학생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서로가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분명 과제를 알차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단순한 과제 수행이 아니라 평소에 친하지 않았던 사람들과 친해지는 기회라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다.
조별과제의 근본적인 목적은 학생 위주의 수업 진행이다. 교수님께서 조별과제를 내주실 때는 수업이 교수님이 혼자 하시는 강의가 아닌 학생들의 참여로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수동적으로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시험 교과서와 필기를 암기하는 데 그친다면 그 지식은 쉽게 잊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조별과제를 통해 주제에 대해 능동적으로 알아보고 활용하면 더욱 의미 있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지식이 될 것이다.
물론 조원들이 서로 마음이 맞지 않거나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지 않는다면 서로 사이가 멀어질 수도 있고, 시간이 더 지체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그런 과정들에서 뿌듯함을 느끼고 결과물을 가치 있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
|
나는 대학에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조별과제라고 하면 다 같이 카페에 모여 앉아 노트북을 켜놓고 회의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하지만 조별과제를 직접 겪고 나서는 그런 상상이 꿈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다. 조별과제는 불공정한 평가방식, 이기주의와 무책임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조별과제는 본래 협동력과 사회성, 학습력을 키우는데 그 의의가 있다. 하지만 각자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협동력을 발휘하기는커녕, 성적을 신경 쓰거나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 과제를 모두 떠안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과제에 아예 참여하지 않거나 수동적으로만 참여하는 사람, 자신의 의견만을 내세우고 다른 사람들과 화합하지 않는 사람, 과제를 하긴 하되 대충하고 남에게 넘겨버리는 사람 등 조별과제에 비협조적인 유형들은 가지각색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런 경우 때문에 결국 한 사람이 과제를 다시하게 돼서 비효율적이다. 이렇듯 역할과 함께 책임감이 분산되면서 ‘나 하나쯤이야’하는 이기주의와 책임감의 부재가 조별과제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조별과제를 수행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조별과제를 내는 교수님들도 문제가 있다. 조별과제는 말 그대로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한 조를 이뤄서 수행하는 것인데, 개개인은 무시하고 조 단위로 일괄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심하게는 과제 수행 기여도를 고려해서 평가해달라고 요구해도 ‘억울하면 너도 하지 마라’라든가 ‘비협조적인 사람까지 포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오기도 한다.
본연의 의미가 퇴색되고 득보다 실이 많은 조별과제. 나는 이러한 여러 가지 불합리한 점들 때문에 조별과제를 반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