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2014학년도 우촌독서대상] 최우수상 수상작 '세상을 향해 ‘낭만’을 꿈꾸라 외치다.'

등록일 2014년11월04일 00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세계 문학의 고전 중의 하나인 위대한 개츠비는 사람들에게 익히 들어본 적은 많으나 관심이 가지 않아 읽지 않았던 책 중 하나이다. 그렇게 제목만 눈으로 스쳐지나간 지 몇 년. 길을 걷다 서점을 지나가던 내게 우연을 가장한 필연처럼 위대한 개츠비가 눈에 띄었다.

제목 그대로 내용을, ‘개츠비가 주인공이고 위대한 일을 해서 앞에 위대한이 붙여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는 어떤 일을 하였기에 앞에 위대한이란 형용사가 붙여졌을까 하는 궁금증에 책을 꺼내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읽기 시작했다.

글은 개츠비의 시선도 작가의 시선도 아닌, 방관자이며 작중 인물 중 하나인 닉 캐러웨이라는 서술자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그래서인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변화하는 인물들의 모습과 사건들이 냉철하다기보다는 더욱 감성적으로 읽히게 만든 것 같았다. 글이 전개될수록 달라지는 장면마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시각적인 묘사를 넣거나 존재할 리 없는 후각적인 느낌을 넣는 등, 동화 속의 환상처럼 마치 꿈을 꾸게 하는 듯이 묘사가 독특하고 구체적으로 전개되어, 한 글자 한 글자 음미해가며 읽을 수밖에 없는 톡톡 튀는 매력을 풍겼다.

그에 느긋하게 문장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글을 읽었고, 마침내 결말이 내게 씁쓸하면서 허망한, 아쉬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짧은 여운을 느끼다가 책장을 덮고 앞의 표지를 본 나는 이 제목에 대해 묘한 감상이 들었다. 위대한이 말 그대로의 위대한(great)’의 뜻인지 혹은 조롱하는 듯이 위대한을 반어적인 표현으로 쓴 것인지 판명하기가 힘들었다. 그의 마지막 죽음을 본다면 그 허망함에 반어적인 위대한을 쓰겠지만, 그가 달려온 삶의 길을 본다면 그야말로 제목 그대로의 위대한(great)’이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망한 죽음일지라도 그곳까지 달려온 삶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개츠비의 위대한을 말 그대로의 표현인 진정으로 위대하며(great)’ 그가 시대의 낭만적 로맨티스트 가이라고 생각한다.

개츠비의 삶은 달콤하고 씁쓸하며 안타깝고 대단하다. 데이지의 사랑을 되찾으려고 하는 개츠비의 모습은 세상에서 사랑이란 꼭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야 하는 것처럼 순수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는 지고지순한 그 모습은 바보 같을 정도로 낭만적이다. 한 여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해온 노력과 열정. 한 여자만을 죽도록 사랑한 로맨티스트. 그것은 누구나 한 번은 꿈꿔본 로맨스일 것이다. 자신을 위해 노력하고 자신만을 사랑해주는 남자. 그런 남자를 만나보기를 기다리는 여자. 우리는 그 모습을 낭만이라 부른다.

낭만. 이 얼마나 달콤하고 부드러우며 서글픈 단어인가. 현실 속에서 이뤄지기를 원하는 바람을 로망이라 한다면, 낭만은 현실 속에서 이뤄지기를 원하는 꿈이라 할 수 있다. 자칫하면 깨질 유리처럼 허망하지만, 불의 뜨거움에 상관없이 겉의 화려한 아름다움에 뛰어드는 어리석은 나방처럼, 낭만이란 단어는 우리를 꿈꾸게 한다.

낭만이란 꿈에 우리는 어쩌면 한 순간의 빛을 위해 불을 향해 달려드는 나방처럼 꿈에 취해 현실을 외면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 속에서 언제나 낭만을 꿈꾼다. 그 끝이 안 좋을지라도 미련 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칠 수 있다면 후회 한 점 없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글의 개츠비는 비록 그 끝이 허무했을지라도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친 그의 삶의 모습은 그야말로 위대한(great)’이란 말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이다.

이 글에서 나의 마음속에 스며든 말이 있다. “내일 우리는 좀 더 빨리 달릴 것이고 좀 더 멀리 팔을 뻗칠 것이다... 그리고 어떤 맑게 갠 아침에는...” 이 문장을 보며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내가 아니듯이, 미래의 나의 모습을 위해 우리들은 끊임없이 앞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문장들이 내게 다가왔지만, 이 문장이 내게 있어 가장 심장을 두근두근 뛰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전진하는 것이다.” 이 말처럼 우리는 과거에 사로잡히면서도 멈추지 않고 미래를 향해 달려 나간다. 누구나 한 번은 실패를 경험한다. 후회 없는 삶이란 없을 수 없는 것이다.

그때 내가 좀 더 잘했다면 하는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는 결코 되돌아오지 않는다. 시계 초침을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만, 시간은 결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야속하게 흘러만 간다. 그렇기에 우리는 미래를 위해 멈추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가려 노력하는 것이다. 실패란 더 이상 후회스런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한 발판으로 좀 더 나은 내일을 향한 기반이 되는 것이다.

이 글에서 개츠비의 죽음은 허무하고 슬플지 모른다. 타인이 보기에는 허무하고 안타까울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본인이 느끼기에도 그럴까? 아니, 그것은 아닐 것이다. 본인이 모든 것을 다 바친 노력의 결과물은 자기 자신에게 있어 미련이나 후회 따위는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오래도록 꿈꿔 왔으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빛날 것이다

이 글을 읽기 전의 나는, 낭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현실주의자였다. 낭만이란 드라마나 영화, 소설에서만 다루는 것이며 현실에서는 전혀 쓸모없고 도움도 안되는, 오히려 낭만을 꿈꾸는 사람들이 철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할 정도로 냉철하고 차갑게 살아왔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며 사랑, 그 하나를 위해 노력하는 개츠비의 모습을 보며, 문득 저런 식의 삶의 모습이 부럽다고 느껴졌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노력하고 열정적으로 다가가는 그 모습이 나는 정말로 대단하다고 느꼈다. 나는 열정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열정이란 내게 있어 심지에 불이 붙는 순간 빠른 속도로 녹아 사라지는 촛불과도 같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모든 것을 다 바치는 열정적인 사람이 부럽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내 자신이 그런 열정적인 사람이 될 수 없다 미리 짐작하고는 열정적인 사람이 되기보다는 그런 사람과 친해지고 싶었고 그런 사람이 부러웠다.

하지만 이 미련할 정도로 한 가지만을 향해 나아가려 노력한 개츠비를 보며 용기를 얻었다. 열정적인 사람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닌 내가 그런 열정적인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 남들이 보기에 그리 열정적인 사람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목표를 위해 열정적으로 살아간다면, 그 삶의 과정 자체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나는 꿈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나는 개츠비처럼 미련할 정도로 맹목적인, 하나를 향해 모든 것을 바치는 낭만적인 로맨티스트가 되고 싶다. 굳이 사랑이란 것에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랑의 로맨티스트는 아닐지라도, 꿈을 향해 모든 것을 바치는 낭만적인 삶의 로맨티스트가 되고 싶다. 그렇기 위해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혼자 멍하니 고민하는 사색의 시간을 가졌다. 그 결과 나만의 낭만을 꿈꾸게 되었다.

나의 장래희망은 작가이다. 세대를 아우르는 글을 쓰고 싶기도, 삶을 살아가는 인생이란 주제를 쓰고 싶기도, 환상과 같은 꿈을 꾸게 하는 글을 쓰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짧은 순간일지라도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이 글이 내게 새로움 꿈을, 달라질 수 있는 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되었듯이, 나도 다른 사람에게 있어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꿈이 생겼다. 다른 사람이 나로 인해 변한다는 것. 그것은 얼마나 매력적이고 또한 낭만적인가. 개츠비의 삶의 형태가 나의 목표가 되었듯이, 내가 살아가는 모습 혹은 나의 글을 통해 다른 사람이 나를 자신의 롤 모델, 닿고 싶은 목표 혹은 자신은 변할 수 있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 속의 개츠비를 토대로 우리도 현실에서 낭만을 꿈꾸면 어떨까? 개츠비처럼 한 여자만을 죽도록 사랑한 로맨티스트가 되어 보기도, 이뤄질 수 없는 허망한 꿈을 이루려 노력하기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현실로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것도, 모두 상관없다. 남들이 미련하다고 해도 끝까지 헤쳐 앞을 향해 나아간다면 그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지레짐작으로 나는 안 될 거라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미리 포기하지 말고,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해보지도 않고는 모르는 것이라는 정신으로 각자의 꿈을 향한, 그런 낭만을 꿈꾸었으면 한다.

남들이 미련하다고 말하면 어떤가. 본인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열정과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고 위대한 일이다. 현실 속에 지친 그대들에게 권한다. 지금이라도 이 현실 속에서도 본인만의 낭만을 추구해보는 것은 어떨까. 자신의 모든 것을 불태워서 바칠만한 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진정으로 행복한 일이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보도 여론 사람 교양 문화

포토뉴스 더보기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