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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臭老九”는 옛말~! 부러움의 대상이 된 중국 교사들 - 중국비즈니스과 주재진 교수

등록일 2014년12월02일 00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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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비즈니스과 주재진 교수

교사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단지 지식만을 전달해 주는 사람의 이미지인가, 아니면 자신의 삶을 함께 고민해 주는 친절한 멘토라는 이미지인가? 최근 들어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와 같은 직업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플 때가 많다.

중국비즈니스과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중국에서 교사를 대하는 생각들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이를 통해 사회주의 국가 시절, 이념에 의해 희생을 강요당해야 했던 교사들의 모습과, 이제는 어엿한 세계 대국이 되어 교사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거기서 나타나는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보면서 가깝고도 먼 나라인 중국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중국 교육부는 중국이 해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1951년에 교사를 노동자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중국사회에서 교사는 노동자와 농민보다도 천대받는 직업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생겨나게 된다. 실제로 문화혁명 시기에는 지식인들을 臭老九라고 부르면서 교사를 노골적으로 천대하게 되었다. 이것은 당시 중국사회에서 지식인들을 지주, 부농, 반혁명분자, 불량분자, 우파, 반역자, 스파이, 자본주의 추종자 다음에 위치시키는 더러운 9번째 놈들이란 의미를 뜻하는 것이었다. 당시 교사들은 가장 전형적인 지식분자에 속하였기 때문에 그들도 역시 臭老九에 속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심지어 지식이 많을수록 반동적이다’, ‘신분이 고귀했던 사람들일수록 멍청하며, 신분이 낮았던 사람일수록 똑똑하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으니 이렇게 부른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교사들에게 있어서는 이 시기는 그야말로 절망적인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문화혁명 당시에는 지식인들의 머리에 커다란 고깔모자를 씌우고, 엉덩이에 쉽게 동요하며, 의지하려는 습성이 있고, 연약하다라는 꼬리표를 달아서 길거리를 빙빙 돌며 비판받게 하기도 했다. 우리가 잘 아는 중국의 장이모우 감독은 그의 영화 인생에서 대학교수들을 거리로 쫓아내고 의과대학 학생들이 직접 진료를 하다가 주인공의 딸이 죽게 되는 장면을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현실감 있게 다루기도 하였다.

그러던 것이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이 산업사회, 지식기반사회로 변모하면서 교사의 지위는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1985112일에 매년 910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면서 비로소 교사의 지위가 사회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의 경제건설을 위한 우수한 인재육성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교사들의 노동여건을 개선하고, 정치적,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국가와 사회가 함께하는 분위기가 널리 퍼지고 있다. 또한 중국의 경제발전에 힘입어 학벌에 따른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교사들의 사회적 지위는 놀라울 정도로 높아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중국 중, 고등학교 교사의 월급은 꾸준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교사의 월급은 보통 4,000(우리 돈 68만 원 정도)에서 6,000(우리 돈 102만 원 정도) 수준으로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대학교수라면 이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딸을 가진 부모들이 자기 딸이 가졌으면 하는 최고의 직업으로 교사를 꼽는 상황으로 변하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일은 좋은 것이 있으면 나쁜 것도 동시에 생겨나기 마련이다. 교사들의 지위향상과 중국인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이 함께 만나 여러 가지 병폐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과거에 우리나라도 그랬듯이, 현재 중국에서는 교사들이 상당수가 자신의 월급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수입원이 있는데, 바로 과외이다. 비록 얼마 전부터는 법으로 금지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물론 과외를 하는 교사들은 자신들이 하는 것이 과외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저 학교 수업에 뒤처지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선행이라고 변명하고 있지만, 시간당 50(우리 돈 9,000)이 넘는 돈을 학생에게 받고 있으며 그러한 경우가 상당히 많다. 심지어 학생이 선생님 집에서 함께 살며 보살핌을 받는 경우에는 한 달에 몇 천 원(우리 돈 수십만 원)을 내는 경우도 있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학교에서 받는 기본 월급의 몇 배에 해당하는 돈을 벌 수 있게 되니 자연히 주요 과목 교사들에게만 유리한 상황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중국에서 새로운 아파트나 별장을 분양하거나 자동차를 팔 때 교사들이 주된 고객이 되기도 하며, 일반 계층 중에서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교사들이라고 한다.

물론 이러한 문제들은 그동안 사회적, 정치적으로 대우받지 못한 결과로 인해 일반 노동자보다 못한 경제생활을 해야 했던 교사들이, 중국이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로 급격하게 변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극히 일부의 현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는 자존감이 사라지면 어느 누구도 그 사람을 존중해 주지 않게 되고, 그 결과 또 다시 사회적으로 비판받는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중국도 하루속히 학벌위주의 사회에서 벗어나, 교사가 돈을 잘 버는 직업이 아니라 존경과 사랑을 함께 받는 직업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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