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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

등록일 2014년12월02일 00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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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들이 흩어지지 않고 시민들에게 영원히 남겨지길 바란다는 말을 남긴 미술계의 거장 천경자가 시민들을 위해 서울시립미술관에 작품 93점을 기증했다.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 전시는 최근 몇 년간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을 중심으로 3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자전적인 성격을 가지는 작가의 자기 고백적 측면으로 접근해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 ‘환상의 드라마’, ‘드로잉’, ‘자유로운 여자라는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천경자의 삶에 대하여

1921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천경자는 대한민국의 화가 겸 수필가다. 일제강점기에 미술공부를 하기 위해 일본 유학을 다녀온 그녀는 미술협회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아 자신의 존재를 알렸으며, 대표작인 <생태>를 통해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하던 도중 <미인도> 위작 사건이 발생했고, 이 사건으로 한국 미술계와 크게 갈등을 겪은 천경자는 절필을 선언했다. 그러나 절필 선언 후 그녀의 작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현재 한국 미술 시장에서 그림 값이 가장 비싼 작가로 꼽히게 됐다.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섹션 속에서는 천경자의 자화상을 많이 볼 수 있다. 작품 속 여자들은 모두 똑같은 얼굴로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고, 유독 꽃을 좋아했던 작가는 대부분의 작품 속에 꽃을 그렸다. 그 중 <화병이 된 마돈나>는 꽃들이 가득히 채워져 있는 화병을 이고 있는 지친 여인을 묘사한 그림으로, 자화상은 아니지만 작가 자신의 힘든 시절이 투영된 대표적인 작품이다.


환상의 드라마

환상의 드라마에서는 천경자의 삶의 굴곡에 따른 그녀의 감정 변화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이 섹션에는 천경자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대표작 <생태>가 전시돼 있는데, <생태>는 천경자가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실패한 첫 결혼과 가난 등 그녀가 힘든 시절을 보냈을 때 그려진 작품이다. “가난이 너무 절절해 그 무섭고도 미운 뱀이라도 그리지 않고서는 목숨을 이을 수 없었다라며 천경자는 징그럽고 독살스러운 생명체인 뱀을 그림으로써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또한 천경자는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해외로 여행을 떠나 <! 무정>, <캣츠>, <카바레 뉴욕> 등 시선을 잡아끄는 화려한 작품들을 남겼다.


자유로운 영혼의 천경자

자유로운 여자섹션은 다수의 수필집과 대중적인 인기를 불러온 천경자 자서전이 전시돼 있다. 천경자에게 글쓰기란 맺힌 한을 풀어내기 위한 또 하나의 수단이다. 그녀는 자서전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에서 나는 글쓰기를 사랑한다. 그러나 나는 그림 그리기를 더욱 사랑한다. 글 없는 나는 있을 수 있어도 그림 없는 나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했다. 이러한 글로부터 천경자는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왔고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드로잉섹션에서는 적나라하고 역동적인 누드 드로잉을 통해 그녀의 자유분방함이 더욱 부각된다. 작품들은 모두 종이와 사인펜으로 그려져 있는데, 언뜻 보면 대충 그린 낙서 같지만 간결한 선으로 여성의 신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느껴진다. 천경자는 하나의 선을 그을 때마다 여러 가지 생각과 추억이 되살아나 그림 그리는 것이 꿈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처럼 한없이 즐거웠다고 말한다.


전시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2
전시기간: 상설 전시
관람시간: ~(9:00~20:00) , (9:00~19:00)
입 장 료: 무료
전시문의: 도수연(02-2124-8959)



김강희 수습기자 kgh9359@gmail.com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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