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성형은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그래서 성형의 목적이 미용이 아니라 취업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굳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정말로 가고 싶은 직장이 있다면 외모까지도 맞추려는 노력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취업 때문에 성형까지 해야 할 정도로 외모를 가꿔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외모는 개인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외모에 대해 엄격하고 기업이나 구직자가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일례로 잡코리아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기업의 인사담당자 10명 중 8명 정도는 사원 채용 때 “외모가 채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으며, 구직자들 또한 54.3%가 취업성형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렇듯 기업은 구직자에게 외모를 요구하고 있으며 구직자가 기업의 요구를 무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취업을 할 때 면접은 서류전형을 통과한 구직자들이 맞는 취업의 최종 관문으로 가장 중요한 절차라고 할 수 있다. 인사 담당자들은 면접을 통해 서류만으로 알 수 없는 지원자들의 성격, 인품을 파악한다. 하지만 중요한 과정이라고 해서 마냥 오랫동안 볼 수는 없기 때문에 대개는 짧은 시간에 첫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때문에 첫인상을 좌우하는 외모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취업성형은 외모뿐만 아니라 자신감도 가져다준다. 성형을 고려하는 이들은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건 부족하건 간에 자신의 모습에 확신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 성형을 함으로써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면 구직 과정에서도 그것만큼 좋은 건 없을 것이다. 말끔한 첫인상으로 자신을 제대로 어필하기도 수월할 것이고 인사 담당자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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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는 말이 있다. ‘신체와 터럭과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라는 뜻으로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몸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성형이 대중화가 됨에 따라 취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고 심지어 취업 스펙에 성형 항목이 추가됐다. 어떤 이유에서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신체를 임의로 고치려는 것은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가 아니다.
확실히 요즘의 사회는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외모지상주의가 은연 중에 정착했으며 미의 기준이 획일화된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런 사회 분위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너도 나도 예쁘고 멋진 것만 쫓아다녀서는 안 된다. 취업을 위한 성형이라지만 결국 외모지상주의에 편승해 잘못된 사회 현상을 부추기는 것일 뿐이다.
외모에 신경 쓰기보다는 내면을 가꾸고 실력을 쌓는 것이 더 건설적이고 바람직한 방법이고, 기업에서도 선발 기준을 외모가 아니라 합리적인 인재상으로 설정해야 한다. 만약 우수한 인재가 단순히 외모가 부족해 떨어진다면 그 자신도 자존감이 낮아질 것이고, 이는 명백한 차별로써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성형이 안고 있는 큰 위험인 부작용 문제도 간과하면 안 된다. 성형수술이 모두 성공적일 것이라 는 보장은 없으며 성형 실패 사례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취업을 위해 큰 꿈을 가지고 성형을 하지만 오히려 성형부작용으로 취업은커녕 인생마저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요즘이 외모지상주의 시대라지만 취업에서 만큼은 본인이 노력해서 쌓은 지, 덕, 체라는 결실이 인정돼야 한다. 한순간의 얄팍한 아름다움에 오래도록 쌓여온 진정한 가치가 빛을 잃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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