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예슬 학우(세무회계과 2)
고등학생 때 논술로 대학에 가기를 희망해 2년간 입시를 했다. 하지만 실패했고 글쓰기는커녕 인문계도 아닌 영 엉뚱한 전공을 선택하게 됐다. 대학에 입학했지만 내심 ‘내가 바라던 길은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완전히 미련을 버린 것도 아니고 다시 도전할 엄두는 못 냈기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채 의미 없이 학교만 오갔었다. 그러기 한 달 쯤 됐을 때 신문방송국에서 수습기자를 모집했다. 현수막을 보자마자 신문방송국에 지원할 마음이 가득했지만 쉽사리 지원할 수가 없었다. ‘이미 실패했는데 또 글쓰기를 시작해도 되는 걸까? 전공도 힘든데 기자 일을 병행하는 게 가능할까?’ 하는 여러 걱정에 마지막 날까지 망설이다가 떨어질 것을 각오하고 지원했다. 그리고 운 좋게 합격해 8명의 동기들과 기자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학보사 일은 상상한 것과 많이 달랐고 각오한 것 이상으로 힘들었다. 동기들은 1년 만에 모두 떠났고 나도 학보사를 그만두고 싶었다. 하지만 학보사를 그만두면 학교도 그만둘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텼다. 다행히 4명의 새로운 동기들이 추가 선발돼 학보는 어떻게든 발행이 됐다.
그렇게 힘든 시기를 견디니 ‘두부멘탈’도 점차 단련돼 가고 움츠러드는 소심한 성격도 할 말은 할 수 있게 변했다. 또 아무리 학보사에 위기가 찾아와도 어떻게든 해결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생겼고 그에 맞는 능력도 차차 갖춰나갈 수 있었다.
학보사는 일종의 역경으로써 참 고생스럽고 힘들었다. 그런데 그 속에서도 일말의 재미와 나 자신의 성장을 느꼈다. 불만도 많았지만 기자가 아니었으면 못했을 경험도 많았고 배울 것도 많았다. 학보사를 전환점 삼아 이제는 남이 가리키는 곳을 생각 없이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걸어보려 한다.
함께 부대끼고 애쓴 신문방송국 동기와 후배들, 2년간 지도해주신 학과 교수님들, 그리고 좋은 기회를 주신 배윤도 교수님과 전 간사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