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가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일정한 자격 취득 과정을 마친 보육교사가 아이들에게 일회성으로 혹은 상습적으로 폭행을 행사하는 것이다.
폭력을 행사한 보육교사들은 ‘훈육을 하기 위해서였다’, ‘사랑해서 그런 것이다’라며 변명했고, ‘상습적인 폭행은 아니었다’,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했다’고 일회성임을 강조했으나 CCTV로 확인한 결과 상습적으로 아이들에게 손을 대거나 폭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아이의 뺨을 주먹으로 때리는 사건이 있었다. 교사가 식판을 회수하던 중 김치를 먹지 않은 아이에게 김치를 먹였으나 아이가 뱉어내자 주먹을 휘두른 것이다. 내동댕이쳐진 아이는 한동안 쓰러져 있다가 일어나 음식을 다시 주워 먹었고, 교사는 아무렇지 않게 자리를 떠났다. 주변의 아이들은 겁에 질린 채 일제히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또 다른 어린이집에서는 한글 공부나 선긋기를 못한다는 이유로 보육교사가 주먹으로 때리는 등 아이에게 수 십 차례의 폭행을 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추가적인 폭행은 없었다”는 원장의 말에 어린이집은 계속 운영되고 있으며 가해 교사 또한 근무 중이다.
인천 아동학대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바늘학대’로 불리는 아동 폭행이 일어났다. 남양주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아서, 미술 시간에 색칠을 잘못했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살갗에 바늘을 관통시켜 5분 동안 방치한 것이다. 사건 접수 당시 가해 교사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피해 아동들이 추가로 밝혀져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십여 명의 아이들의 몸 곳곳에서는 바늘로 찔린 듯한 상처가 발견됐다.
안산에 있는 어린이집에서도 아동학대 사건이 접수되어 CCTV를 확인한 결과, 11명의 원아들이 폭행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팔을 거칠게 잡아당기거나 뒤에서 밀었고, 화장실을 가리지 못할 경우 방에 가두는 등 가혹한 폭력을 가했다.
이처럼 아동학대에는 신체적 학대뿐만 아니라 정서적 학대, 성적 학대, 방임도 포함된다. 학대에 노출된 아동은 복통, 식욕부진, 야뇨증, 호흡곤란 등의 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학습부진, 등원 거부 등의 행동 장애, 낮은 자존감과 도덕성 발달 저해와 같은 정신적인 이상을 보인다. 직접적으로 학대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학대 현장을 목격한 아이들 또한 충분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일련의 아동 폭행 사건들이 발생한 까닭에는 가해 교사 개인의 성품이 악한 것도 있겠지만, 불완전한 사회적 제도도 무시할 수 없다.
영유아보육법에 의하면, 교사 1명당 만 3~4세는 7~10명, 만 4세 이상은 20~23명을 돌봐야 한다. 보육교사 한 명이 돌보는 아동 수를 축소한다면 교육과 보육 서비스의 질은 자연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동 시설에서 근무할 수 있는 보육교사 자격증의 취득 요건이 더욱 까다로워져야 수준 미달의 교사가 아이들을 보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이유현 기자 lyh0611126@gmail.com
즐겨찾기 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