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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의 엠티 - 정병봉 학우(글로벌경영과 1)

등록일 2015년04월14일 00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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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과 엠티에 동참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보였다. 3월 중순부터 조별로 나뉘어 출발할 때만 해도 으레 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주변의 분위기는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2학년 선배들의 조장과 부조장의 지도 하에 조별로 장기자랑을 한다며 연습을 하는데 난리법석이 시작됐다. 나도 13조를 배정받아 조원과 상견례 후에 고민이 시작됐다. 나는 이미 대학을 졸업한 딸을 둔 늦둥이 대학생이기 때문이다. 나같은 사람이 참여하면 학우들한테 피해를 끼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망설였다. 하지만 조장이 여러 번 독려한 끝에 용기를 내서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

엠티 당일 날 모든 학우들은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오전에 출발했으나 나를 비롯한 우리 반 친구 6명만 오후 4시에 출발했다. 가는 동안 차량 내의 분위기는 한껏 들떠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해보니 주간의 일정이 끝나고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식사를 끝마치고 배정된 숙소에서 가방을 풀고 강당에 모여서 사회자의 진행에 맞추어 장기자랑이 시작됐다.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조별로 준비한 장기들을 발표할 때 마다 함성으로 인하여 강당이 한없이 흥에 겨웠다.

사회자의 지도에 따라 젊음을 발산하는 글로벌경영과의 수많은 학생들은 각자의 끼를 발산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어울리다보니 어느덧 각 조에서 준비한 공연이 모두 끝나고 성적 발표에 이어 뒤에서 지켜보시던 학과장 이종욱 교수님이 단상으로 올라와 소감과 더불어 시상식을 마치고, 갑자기 덩치는 산만하고, 풍기는 인상은 상남자 같이 생긴 단복을 입은 복성연 학회장이 단상에 올라와 주의사항이 전달될 때 장내 분위기는 순간적으로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지금부터 조별로 숙소로 이동해 조장을 제외한 모든 학우들은 이동시에....... 알았죠?” 학회장의 말에 모든 학우들은 질서 정연하게 조별로 각자의 숙소로 이동했다.

글로벌경영과의 엠티는 특별하다

누가 엠티를 신난다고 했던가? 각 조별로 약간의 주류와 음료, 음식이 분배되고 학과장님께서 조별로 순시하는 순서가 진행됐다. 각자의 방에서는 벌써부터 단체로 부르는 노랫소리, 박수소리, 함성소리, 웃음소리, 게임 등 한바탕 젊음을 발산하고 있었다. 이와는 반대로 복도의 분위기는 마치 전쟁터인지, 군대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적막하고, 험악한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2학년 선배들이 복도에서 불침번 경계근무를 하듯이 삼삼오오 지키고 있는 모습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가끔씩 어떤 학우가 옆방으로 이동하려고 복도에 나오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관리 감독을 철저히 했다.

각방에 있던 과도 등을 비롯한 안전에 문제가 될 소지품들을 사전에 수거해 가고 숙소를 나와 복도를 다니는 것도 철저하게 통제하고, 일상 탈출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경계근무가 철저했다. 때론 무섭고 삭막하고 딱딱하게 느껴졌지만 학우들의 안전을 위한 2학년 선배와 조장들의 철저한 희생과 봉사정신이 투철하여 감히 사고가 있을 수 없었다.

그동안 사회에서 보도된 내용과 기성세대로서 엠티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신구인의 엠티를 지켜보고 깜짝 놀랐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철두철미하게 진행하는 2학년 선배들의 희생정신을 지켜보면서, 전국의 모든 대학생들의 엠티하면 사고라고 생각을 했었던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으며, 지금은 성인이 되어 직장생활 하는 두 딸들이 본인들 대학시절에 엠티를 간다고 했을 때 보내주지 못했던 것이 어찌나 미안하고 후회스럽던지, 전국의 모든 대학생 학부모들에게 모든 걱정을 잊어버리시고 자식들을 믿고 보내세요라고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대학생이 되어 추억에 남을 만한 엠티라 생각하게 해준 글로벌경영과 학우들의 모범적인 엠티에 박수를 보내며, 좋은 교훈과 경험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정병봉 학우(글로벌경영과 1)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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