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금연 정책과 건강 증진 - 치위생과 황선희 교수

등록일 2015년04월14일 00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황선희 교수(치위생과)
20152월 말부터 금연 치료가 의료기관에서 정식 진료 항목으로 채택되었다. 의원 뿐 아니라 한의원과 치과 병의원에서도 금연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담뱃값 인상에 따른 금연 노력을 신속하게 지원한다는 방안에서 마련된 사업이라고 한다. 치과를 포함한 의료기관 내 금연치료는 총 12주 과정으로 진행되며, 6회 이내의 상담과 금연보조제 처방이 이뤄지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금연에 대한 노력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흡연과 관련된 질병과 사망을 줄이고자 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Framework Convention on Tobacco Control이하 FCTC)은 국제적 차원에서 흡연으로 인한 담배소비 및 담배연기에의 노출로 인한 보건/사회/환경 및 경제적 폐해로부터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인 도구이다. 우리나라도 2003FCTC 조약에 서명하였다. 1995년 국민건강법 제정에 따라 금연구역 설정 등 흡연을 규제하고, 2004년에는 법정 금연구역 확대 및 담배 1 갑에 건강증진부담금을 354원으로 증액하였다. 2010년에는 공공이용시설에 금연구역을 지정하고 관련 과태료를 부가하도록 하였다. 2011년부터는 전자담배에도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였다. 이러한 금연정책은 성인(19세 이상) 흡연율을 1998년 이후로 꾸준하게 감소시키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체 성인 인구의 4명 중 1명은 흡연자로 추정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성인 남성 흡연율은 199866.3%에서 201243.7%로 감소하였으나, 성인 여성 흡연율은 19986.5%에서 20136.2%로 지난 15년간 흡연율이 감소하지 않고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청소년 흡연율은 200511.8%에서 20139.7%로 지난 9년간 크게 감소하지 않고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청소년 인구의 약 47만 명이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청소년 건강행태온라인조사, 보건복지부) 청소년기의 흡연은 우울증과 상관성이 있어, 자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알러지 유병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청소년기 흡연자의 대다수가 성인기 흡연자로 이어지면서, 청소년 흡연자는 잠재적 성인 흡연자로 평생 니코틴 의존도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간접흡연은 본인이 직접 흡연을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피우는 담배 연기에 노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간접흡연을 강요된 흡연혹은 강제적 흡연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흡연 시 주변 공기 중의 80% 정도는 담배가 타면서 담배 끝에서 나오는 부류연(sidestream smoke) 이며, 나머지 20% 정도가 흡연자가 흡입한 뒤 내뿜는 주류연(mainstream smoke)이다. 간접흡연을 하는 사람은 주류연과 부류연이 혼합된 연기, 그 중에서도 발암물질과 유해 화학물질이 더 높은 농도로 포함된 부류연에 노출되게 된다. 간접흡연을 하게 되는 경우 250여 종 이상의 발암성 혹은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되게 되며, 국제암연구소와 미국 연방의무감 보고서에 의하면 간접흡연 노출은 비흡연 성인의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 각종 암, 조기 사망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그밖에 아직 증거가 충분치는 않으나 임산부의 조산, 저체중아 출산, 어린이의 인지 및 행동 발달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다. 비흡연자라 하더라도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경우 노출되지 않는 경우에 비하여 폐암 발생 위험이 20-30% 증가하고, 유방암, 부비동과 비인두의 암, 자궁경부암 등의 발생 증가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다.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경우 성인의 호흡기계에 영향을 주어 냄새를 잘 못 맡거나, 비염 등의 염증 반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아직 근거가 충분하지는 않으나, 천식환자나 건강한 사람에서 기침, 쌕쌕거림, 가슴이 답답한 증상과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흡연이 전신 건강에 위해를 끼치게 된다는 것은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구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구강은 음식과 공기가 몸으로 들어가는 입구이고, 후두는 소리를 내는 데 이용되는 기관이고, 식도는 입에서 위로 음식을 전달하는 기관이다. 흡연자가 빨아들인 담배연기는 구강을 거쳐 후두와 식도로 들어가게 된다. 흡연은 구강 내 혈관 손상을 일으켜 조직의 저산소증과 면역체계에 변화를 초래하여 구강암을 비롯한 구강 내 암에 더 잘 걸리게 한다. 뿐만 아니라 흡연은 후두암과 식도암도 유발하게 된다.

담배를 피우면서 하얗고 튼튼한 이를 바랄 수는 없다. 담배연기를 지속적으로 들이마시게 되면 구강 내 침이 마르는 구강건조증이 생겨 구취와 충치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담배의 각종 화학성분이 잇몸의 혈액순환을 방해해 잇몸질환이나 충치가 생기기 쉬운 환경을 만들게 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치아를 잃을 확률이 1.5배 더 높다고 알려져 있으며. 치주염 발생은 4배 이상, 잇몸이 급격하게 손상되는 급성 궤사성궤양 치은염은 10배가량 더 발생률이 높다고 한다. 여성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 여성에 비해 만성 치주질환에 걸릴 확률이 2배 더 높으며, 간접흡연에 노출된 아이에게 충치가 생길 확률은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올 초 정부는 2,500원이던 담뱃값을 4,500원으로 파격적으로 인상하였다. 그리고 담뱃값 인상으로 확충된 예산을 건강을 위해 금연을 시도하려는 자들에게 사용하려고 한다. 정책적으로 아무리 좋은 제안도 이용하려는 자들이 많아야 효과가 있을 뿐더러 확대되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신구 가족들도 그동안 미뤄왔던 금연을 시도해보거나 주변에 적극적으로 권유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보도 여론 사람 교양 문화

포토뉴스 더보기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