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구 동문(전자계산과, 현 IT미디어과 91학번)
“노심초사(勞心焦思)하는 삶을 살길 바랍니다”
“배움이란 우연이 아닌, 불타는 열정으로만 얻을 수 있다”는 애비게일 애덤스(1744~1818)의 말이 있다. 무언가를 배워 얻기 위해서는 부지런하게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294호 신구학보에서는 다국적 기업의 IT부장을 맡고 있는 와중에도 배움의 열의에 불타고 있는 김선구 동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 동문이 입학할 때는 컴퓨터의 보급이활발한 시기여서 전자계산과에 관심을 가지게 됐지만 대학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아쉬웠다고 한다.
“당시 추세가 전자,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이 확대되는 시절이어서 관심이 높은 분야였습니다. 또 당시 부모님들은 취업도 중요시 여겼던 점도 한 몫 했어요. 그 때 신구대에서 전자계산과는 떠오르는 학과였고 치기공과나 치위생과를 비롯한 유명한 학과도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정보가 많이 부족했던 점이 아쉬웠습니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서 자신의 적성이 무엇이고 뭘 잘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이러한 정보가 많이 부족했고 제가 전자계산과 입학할 때도 ‘그냥 컴퓨터를 다루는 학과’ 정도로 생각을 했거든요. 재학 당시 상황에 대한 질문에 김 동문은 불투명한 장래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당시 저를 비롯한 동기들은 취업과 장래에 대해 걱정을 했고 남학생들은 군 입대 문제로 고민이 많았어요. 그 때문인지 면학 분위기가 발랄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복학을 한 후에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했고 교수님들이 따뜻한 위로와 지지를 해 주셨죠. 또 고민이 있는 동기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교류도 많이 하면서 공부하다 보니 학기말에는 성적장학금까지 얻었어요.”
현재 ‘슈나이더 일렉트릭코리아’라는 다국적 기업의 IT부장인 김 동문은 일할 때 고객과 동료를 먼저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저는 회사의 수익 창출을 위해 함께 노력한 회사 동료에게 더 많은 보상을 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게 저를 포함해서 회사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죠. 이 생각은 첫 회사부터 지금의 회사를 다닐 때까지도 변함없는 제 철학이에요. 또 고객을 상대로 홍보를 할 때는 ‘우리 제품 좋은데 왜 안 사요?’라기보다는 ‘고객님 무엇이 불편하셨죠?’라는 사람과 고객을 먼저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김 동문은 현 직업과 다른 분야에 대해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했다.
“예전에 제 딸이 공부를 하고 있던 저에게 묻더군요. ‘아빠는 어른인데 공부를 왜 해? 공부가 재미있어?’라고요. 누군가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다시 돌아가서 공부하는 것이라고 할 거예요. 제가 외국 기업에 들어가 뒤늦게 영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어려워서 고생을 많이 했죠. 지금 한창 배우는 후배들 나이에 공부를 열심히 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돼요. 혹시 그 시절 내가 더 많이 공부를 했다면 지금보다 덜 힘들고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죠. 최근에는 경제학, 인문학, 역사학, 문학 등을 더 공부하고 싶어요. 지금 다니는 직장을 떠날 때, 그렇게 한 공부를 토대로 남은 인생을 새롭게 살고 싶어요.”
끝으로 김 동문은 후배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제가 후배들에게 강의할 때 꼭 하는 말이 있어요. 바로 ‘노심초사’하는 삶을 살라는 거예요. ‘애를 쓰고 속을 태운다’라는 뜻 그대로 당장에는 다양한 생각을 하고 공부하는 것이 힘들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타인보다 부족한 삶을 살게 됩니다. 후배들은 지금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헛되이 보내지 않길 바라요.”
한희수 기자 hhs80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