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방학 중 재미나고 유익한 캠프를 참여했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 캠프는 우리 대학교에서 주최한 ‘하계 기숙형 몰입식 영어교육’이다. 내가 영어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높아지고 있을 때 하굣길에 학교 중문 옆에 게시되어 있던 현수막을 보게 됐다. 난 그걸 처음 봤을 때, ‘하계 기숙형 몰입식 영어교육? 듣기만 해도 정말 잘 짜여진 프로그램인 것 같다’라고 생각하며 동시에 ‘경쟁률도 무지 치열하겠지…?’라는 두려움도 느꼈다.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니 캠프에 지원을 하게 됐다. 우리 과 학생들도 지원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만약 지원을 해서 합격하게 된다면 이번 기회에 과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겠다는 기대를 품고 있었지만 글로벌경영과는 나 한 명이 전부였다. 글로벌경영과 다른 반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캠프에 대해 몰랐던 학생들이 있었고, 알고 있었지만 기대에 못 미칠 것 같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래서 내 생각엔 다음 캠프에는 설명회같은 장을 열어서 많은 학생들에게 자세히 알리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번 여름 캠프에서 내가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계 기숙형 몰입식 영어교육은 학생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많은 학생들과 어우러져 활동할 것을 요구하는 캠프다. 그런데 나는 캠프 초기에 쭈뼛대며 참여를 잘 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중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할 것 같아 부끄럽고 낯간지러웠지만 열심히 참여를 하다 보니 ‘뭐야, 별거 아니었잖아?’ 하며 자신감이 생겨 어느새 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학생 중 한 명이 돼 있었다. 그러고 난 후에 캠프 초기에 나처럼 내성적인 친구들이 눈에 보였다.
내성적인 친구들을 잘 알기에 장난기 많은 나는 그 친구들이 긴장을 풀 수 있도록 장난도 치며 수업 분위기를 더욱 적극적으로 만들도록 노력했다. 수업만 계속해서 친구들이 지루한 기척이 보이면 서로 잡담하는 것이 아닌 원어민 교수님과 같은 공감대를 찾아 새로 나온 영화나 근황 이야기들로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잠시 휴식을 가지니까 다시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원자들로만 구성된 캠프이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나와 같은 노력을 하며 모두 다 함께 친해져서 내 신구 생활 중 손에 꼽힐 정도로 재미나고 유익했던 시간이 된 것 같다. 어디에서도 배우질 못할 교육과, 어디에서도 만나지 못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정말 행복했다.
고은 선생님의 ‘비로소’라는 시가 있다.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 이 시를 보는 순간 이번 캠프에서 내가 느낀 점과 매우 비슷하다고 느꼈다. 나와 같은 내성적인 아이들이 젊은 날에 부끄럽고 낯간지러워도 계속해서 ‘도전’을 한다면 숨고 싶다는 느낌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고 자신감이 넘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날의 ‘도전’은 훗날의 경험이 되고, ‘도전’을 하지 않아 경험이 쌓이지 않았다면 그날의 ‘도전’은 무언가를 잃을 수도 있는 ‘모험’이 될 것이다.
이동훈 학우(글로벌경영과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