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나의 손을 잡아 주신 선생님들 - 김해주 학우(원예디자인과 1)

등록일 2016년05월31일 00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스승의 날을 맞이해 졸업한 이후 처음으로 중학교를 찾아갔다. 고등학교와 같은 부지에 있는 학교이기에 고등학교 시절 매번 등교하며 마주 보긴 했지만, 절대 찾아가려 하지 않았던 중학교를 친구와 둘이서 찾아가 보았다. 그 날은 즐겁고 행복한 추억보다는 아프고 힘들었던 일이 많았던 중학교를 졸업하며 다신 가지 않겠다고 한 다짐이 삼 년 만에 깨진 순간이었다.

교장실과 행정실이 있고 상패들이 걸려있는 일 층을 낯설지 않은 기분으로 걸으며 가끔씩 되새기는 질문을 떠올렸다. ‘고등학교 시절 날 도와준 선생님 중 한 분만이라도 중학교 때 내 곁에 계셨으면 어땠을까?’

교우 문제, 학업 문제, 집안 문제 등 지금 생각하면 딱히 심각해 보이지 않는 문제일지라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붙어버린 문제들로 고작 십대 중반이었던 나는 버티기 힘들었다. 그 당시 나는 이 문제들을 누군가에게 털어 놓고 싶었지만 나의 손을 잡아 주는 이가 없었다. 학벌이 좋지 않은 학부모를 무시했던 나이 든 영어 선생님, 학생이 따돌림을 당한 걸 이야기해도 별 대수롭지 않은 일로 취급하던 국사 선생님, 영화나 드라마에만 관심을 가지고 다운을 받아오라던 수학 선생님, 이런 분들 뿐이었기에 딱히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없었다. 다행히 고등학교에 진학해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고 나도 차차 안정되어 내 문제들은 해결되었지만, 중학교 시절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은 항상 자리 잡고 있다.

허무하게 느껴지는 의문을 2층 교실 복도에서 끝맺었다. 초록색 반패를 하나하나 들여다 보며 중학교 시절 몇 반이었고, 담임 선생님은 누구였는지 등 생각을 더듬어 보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만큼 기억이 나질 않아 친구와 교실 안을 구경하면서 이젠 어렴풋이 떠오르는 중학교 추억들을 친구와 떠들며 복도를 걸었다.

중학교 1학년 때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용기 내어 적었지만 돌아온 건 조치가 아닌 비웃는 얼굴의 진심 없는 사과들이었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선생님은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라는 의문도 들고 어려운 시기에 나를 붙잡아 주시지하는 원망도 많이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정말 존경스러운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나의 삶이 많이 변화하였다. 2학년 때 만난 선생님이지만 일 년 이상 벌어진 문제로 인해 찾아가 상담할 때 귀 기울여 들어주시고 도와주려 노력하셨다. 그리고 항상 반갑게 맞아주시고 진학상담 시 담임 선생님보다 더 꼼꼼하게 살펴봐주셨다. 어려울 때마다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주셨기에 시련에서 빨리 헤쳐 나올 수 있었고 바로 걸을 수 있었다.

학생을 성적이라는 잣대로 비교하고 학생들에게는 무관심으로 상처 주시는 선생님은 진정한 스승이라 할 수 없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스승은 제자가 힘들어 할 때 따뜻한 관심을 말 한마디로 건네주시면서 손을 내밀어 주시는 분이다.

나의 십대는 조금은 힘들었지만,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도와주시는 은사가 계셨기에 항상 감사한다. 내가 더는 방황하지 않고 올바른 인생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안내판과 같은 지도를 해주셨기 때문이다. 존경스러운 고등학교 선생님들께 다시 한 번 찾아가 감사 인사 드리고 싶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김해주 학우(원예디자인과 1)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보도 여론 사람 교양 문화

포토뉴스 더보기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