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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다루는 일 - 홍윤기 학우(애완동물전공 1)

등록일 2016년11월02일 15시41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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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바로 점심시간이다. 물론 밥을 먹어 기쁘기도 하지만 우리 알파를 산책시키는 시간이기 때문에 내게는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알파는 내가 정글동아리에서 돌보고 있는 토끼 이름이다. 처음 알파를 만났을 때는 알파가 마냥 귀엽고 좋았지만, 담당자로서의 책임감과 만지다가 어디 다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심스러워 애정을 줄 여유가 부족했다. 하지만 요즘 날씨가 따뜻해 산책을 자주 나오는데 어쩜 그리 귀엽게 뛰어다니는지 모르겠다. 산책 중에 학우들이 알파를 귀엽게 보며 이름이 뭐예요?”라고 물으면 내가 다 기쁘고 알파에 대한 애정도 더 커진다.

이런 내 감정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우리 과 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귀엽고 나를 따르는 모습에 마음이 가는 것 말이다. 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일은 좀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글동아리에는 많은 동물이 있는데 만약 동아리원 중 하나가 동물을 돌볼 때 나 하나쯤 일하지 않은 건 아무도 모르겠지?”라는 마음을 갖고 동물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한다면 우리 동아리가 돌보는 동물들은 금방 병들어 아파하고 죽어갈지 모른다. 그만큼 생명을 돌보고 책임진다는 것은 어렵고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이다. 따라서 순간의 감정이나 호기심으로 동물을 돌보는 일을 함부로 맡으면 안 된다.

모두 어릴 적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를 한 번쯤 사본 적이 있을 거다. 어린 마음에 귀여운 병아리를 단돈 500원 주고 집에 가져와 어머니의 구박을 받으면서까지 키워 보겠다고 노력했지만, 며칠 못 가서 죽이는 그런 일 말이다. 그 병아리를 가져온 것은 어린 마음에 귀여운 병아리와 놀고 싶어서일 수 있지만 아무 생각 없이 한 무책임한 행동이 병아리를 죽인 것과 다름없다. 그 병아리를 500원에 샀다고 해서 그 병아리의 생명의 값이 500원이라는 것도 아니고, 병아리의 생명을 누군가 마음대로 해도 안 된다. 그 무엇의 생명이라도 소중하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 자기가 키우고 있는 동물이 어느 순간 병들고 나이 들어 귀엽게 보이지 않는다면, 호기심이 다해 싫증이 나버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생명을 버릴 것인가?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은 정말 신중히 해야 하는 일이다.

나의 전공은 애완동물이지만, 동물을 취미로 기르는 것과 직장에서 일로 돌보는 것은 확연히 다르기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이 일이 내 적성에 맞는지, 내가 어떤 태도를 보이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말이다. 그저 좋아해서 내 적성에 맞을 것 같다는 추측으로 생명을 다루는 일을 쉽게 보면 안 된다. 동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 중요하지만, 생명을 존중하는 자세를 항상 잊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다. 다른 학우들도 동물을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상품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라는 인식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홍윤기 학우(애완동물전공 1)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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