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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등록일 2016년12월06일 17시48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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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연 기자
누구나 한 번쯤 난 이게 좋은데 그건 아니라는 주변의 말에 의기소침해진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인간은 동질감과 공유하는 부분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동물이라지만 내 취향인데 왜 남의 간섭을 받고 눈치를 봐야만 하는 걸까. 너는 너, 나는 나인데 말이다.

우리는 동경의 대상도 우상도 아닌 남에게 나를 맞춰가며 살고 있다. 내 취미를 숨기고 거짓 웃음을 지으며 애쓰기도 한다. 무리에서 탈락되지 않으려는 의지 때문이지 싶다. 주변에 일코(일반인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친구를 보자면 실로 안타깝기만 하다. 요즘은 내 취향을 드러내면 상대방도 일코를 해제하고 더 가까운 사이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이건 취향이 맞을 때의 이야기다. 첫 발을 잘못 내딛거나 혹시 잘못 틀어지기라도 한다면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려 버릴지도 모를 만한 일이다. 혼자가 되는 것보다 숨기고 숨겨 소속감을 느끼는 게 개인에겐 더 큰 의미로 다가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없이 조심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잘못된 그 속에서 쟤는 우유에 밥 말아 먹는대’, ‘쟤 오타쿠야라는 등의 소문이 나돌기 시작할지도.

취향 존중이라고 하면 종교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다. 나는 무교인데 왜 교회에 같이 가자는 걸까. 성자와 성령이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도 모르는데 가서 무얼 하란 건가 싶다. 작게 보면 여기서 끝날 일일 수도 있겠지만 크게 보면 국가와 지역 간의 종교 다툼, 전쟁을 말할 수도 있다. 가치간과 종교가 다른 것뿐인데 사람이 죽어나고 나라가 피폐해진다. 근본은 같지만 뿌리가 다르다는 이유로 이런 문제가 발발하는 나라의 국민은 얼마나 괴로울까. 정치 또한 같다. 각자가 지향하는 당이 다르면 견제할 수밖에 없지만 무조건 부정하고 보진 말자. 이렇듯 취향 존중은 종교와 정치, 그에 따른 사소한 것까지 상대방의 의견과 입장을 배려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패션이라고 다를 것 없다. 옷은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기분에 맞게, 취향에 맞게, 날씨에 맞게 베스트를 골라 입은 것이지 않겠는가. 그런데 남이 옷을 어떻게 입는지 왜 평가를 하고 점수를 매기는 것이냔 말이다. 그럴 시간에 자신의 패션부터 돌아보고 걱정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남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그냥 마음에 안 들 수도 있고 나에게 피해를 줬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와 다른 흥미와 적성, 취향을 가졌다고 해서 기피하고 흘깃거리며 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건 5살배기라고 할지라도 큰 야단을 맞을 만한 짓이다. 내가 연예인을 혹은 다른 무언가를 좋아하는데 누군가가 어리석은 짓이라고 한다면 기분 나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냐는 소리다. 자신도 이해 받길 원하면서 상대방이 특이하다는 이유로, 자신이 유치하다고 생각한다는 이유로 배제해왔다면 자기 자신을 한 대 때려주기 바란다. 모두가 평등한 이 시대에서 시대착오적인 생각과 행동은 지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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