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띠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에는 국내외로 큰 사건들이 많아 어느 해보다도 다사다난한 해였다. 그러나 새해를 맞으며 이제는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조용히 구상해보아야 한다. 누구나 지나간 시간은 아쉽고 좀 더 열심히 살지 못한 것을 반성할 것이다.
올해는 여느 해와 달리 우리 주변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선 정치적인 면에서는 대통령을 새로 선출하는 중차대한 일이 있다. 대통령 탄핵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간에 대통령 선거를 하게 되는데, 국민의 안녕과 국가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경제적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는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지난 수년간 별로 좋지 않았으며 올해도 좋아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특히 대졸자의 일자리도 별안간 늘어날 징후가 없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 정권이 시작되면서 국제 사회에서의 미국과 중국 관계가 심상치 않다. 미국과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 속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방향으로 대외정책을 세워야 하는지도 올해의 큰 일 중의 하나이다. 이런 와중에 북한이 미사일과 핵 관련된 군사력을 강화해 국내의 안보 상황도 희망적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위와 같이 올해는 국내와 국제 관계가 어느 하나 평화롭고 순리대로 풀려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젊은 대학생이 지금의 복잡한 상황을 직접적으로 해결할 힘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현실 가운데 우리의 삶은 어떤가? 자동차와 메모리, 전자제품 등의 생산으로 우리나라는 과거 어느 시대보다도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으로 늘 마음의 허전함을 감추기 어렵다. 특히 졸업하는 대학생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여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은 가장 힘든 고통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일을 해야 부모로부터 독립도 가능하고 경제 활동을 영위하면서 자존감도 살아나기 때문이다.
대학생인 지금, 학생들은 사회에서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하고 정신적으로 성숙한 어른이 되어야 한다. 사회로 나가기 전의 대학생에게는 이러한 노력이 더 요구된다. 막연히 좋은 직장이나 연봉이 많은 직장을 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자신에 어울리는 일자리가 무엇일지 고민하고 그것을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로 나가기 전에 대학생으로서 이러한 고민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대학생이 실력을 키워 사회인으로서의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도 이제는 이웃, 즉 우리의 곁에 있는 이들에게 눈을 돌려보자. 우리 사회는 지금 결혼 적령기가 지나도 미혼이거나 혼자 사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고, 또한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그렇기에 마음 속으로 더 쓸쓸함을 느끼며 가까운 사람들끼리도 소통과 이해 없이 일방적으로 강요만 할 뿐이다. 우리도 스마트폰으로 늘 연락을 주고받으면서도 소통하지 않고 자기의 주장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스마트폰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편한 문명의 이기(利器)이다. 늘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소통을 위해 쓰는 물건으로 바꾸어야 한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물건 때문에 우리는 덜 소통하게 되고 이웃을 덜 생각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올해는 이 문명의 기계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아픈 곳을 어루만져 줄 수 있도록 사용해보자. 그래서 힘들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조금씩 다가가서 말할 수 있는 대학생이 되어보자. 가족 간에도 학교의 친구 사이에서도 그리고 특별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더 가깝게 다가가 보자.
신구의 대학생은 모두가 젊다. 우리가 물질적으로 조금 부족함이 있어도 젊기에 부족함을 오히려 나를 키우는 에너지원으로 여겨야겠다. 젊기에 이기적인 움츠림보다는 팔을 걷고 가슴을 펴고 주변을 둘러보자. 누구나 남에게로부터 받는 도움이 힘이 되며, 내가 남을 도울 때 뿌듯함이 생긴다. 올 한 해는 주변 학우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이웃을 배려하여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구에게나 기꺼이 도움을 주는 한 해를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