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사랑의 다른 이름, 책임 - 김소라 학우(시각디자인과 2)

등록일 2017년04월11일 14시24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최근에 저희 집엔 식구가 늘었습니다. 장날마다 팔러 나오는, 소위 말해 족보 없는 개를 두 마리나 데려왔습니다. 삼 만원을 주고서요. 그러니까 이 강아지들을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잘 보살피겠다는 책임비가 삼 만원 밖에 하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급하게 동물병원에 들러 필요한 물품 이것저것을 고르는데 웬걸, 4개월인 줄로만 알았던 새끼강아지들이 아직 40일 정도로 밖엔 안 보인다는 겁니다. 지금도 소형 성견만한 강아지들이 무럭무럭 클 날이 앞으로 창창하다는 거였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그 말에 저희는 잠깐, 아주 잠깐 흔들렸지만 그 몇 푼 안 되는 책임감이 무사히 강아지들을 집으로 데려올 수 있게 해줬습니다.

강아지들을 데리고 온 첫 날 들뜬 마음과는 다르게 갓 태어난 어린 강아지들의 에너지는 저희를 난감하게 했습니다. 깨물고 싸우고 한 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는 모습을 보며 지금은 분가한 언니와 살고 있는 원래 기르던 강아지의 차분함이 간절하게 그리워졌습니다.

제일 큰 문제는 배변 훈련이 잘 안 되는 거였습니다. 아무 곳에나 저질러버리는 것이 이주일이 지나도 고쳐지지 않자 집안 분위기는 급격하게 나빠져 버렸습니다. 아빠는 벽지를 뜯는다고, 엄마는 집에서 냄새가 난다고, 언니와 저는 짜증내는 부모님의 모습 때문에 강아지들한테 하루 종일 신경을 쓰느라 가족 모두 각자의 스트레스가 쌓였습니다.

누가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 같은 하루하루가 반복되자 저희는 해결책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물어뜯을 만한 곳은 테이프로 감싸 놓고 배변패드도 하루에 몇 번씩 갈아주고 집 안도 하루에 한번 씩은 꼭 치우기로 했습니다.

이런 노력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좋았겠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고쳐지지 않는 건 여전했습니다. 처음에 데려올 때 쉽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행동 교정이 잘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또 다른 해결책을 찾아볼 것이며, 마지막엔 전문가의 손길까지도 빌어볼 생각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강아지를 기르는 것에 대해서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TV에서 보던 것처럼 동물들의 행동은 그렇게 쉽게 고쳐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꼭 강아지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을 데려 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싼 값에 데려왔든 그렇지 않든 그 값에 얽매이지 말고 잘못된 행동을 고쳐주며 책임감을 가지고 사랑으로 키워야 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김소라 학우(시각디자인과 2)

임정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보도 여론 사람 교양 문화

포토뉴스 더보기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