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예쁜 음식, 자랑하기 좋은 음식 등 음식의 본연의 맛보다는 멋에 치중한 음식을 구매하는 것을 좋아한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예쁜 장소와 음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인스타그래머블은20~30대 젊은 층의 새로운 소비패턴 중 하나이다. 남들이 가는 곳, 남들이 찍는 곳, 남들이 먹는 곳 등 다른 사람을 따라 하는 군중심리가 포함된 인스타그래머블은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젊은 층의 소비 욕구가 잘 드러나 있다. 물론 자기가 무엇을 먹었는지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지만, SNS에 예쁜 음식을 자랑하기 위해 찍는 사람도 많다.
인스타그래머블은 외식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업계에서 중요한 마케팅 요소로 보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사진 찍기 좋은 메뉴를 연구하고 호텔업계에서는 고급스러운 인생샷 스팟을 마련한다. 전시업계에서는 작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기획한다. 마케팅 측면의 장점만 있으면 다행이지만 바늘에 실 가듯 장점에는 단점도 따라온다. 음식을 예로 들면 멋에만 치중하다 보니 맛과 영양이 떨어지는 경우이다. 대표적인 음식이 활성탄으로 만든 챠콜음식이다. 지난여름 미국에서 유행한 이 블랙푸드는 챠콜색을 내는 식품첨가제의 위험성 때문에 뉴욕에서 금지되었다.
비싼 돈을 주고 먹었는데 아름답기만 한 음식?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맛이 없으면 만족도가 떨어지지 않는가. 그러나 반대로 음식은 맛있지만 장소가 예쁘지 않아 문제인 곳도 있다. 최근 성수동에 오픈한 블루보틀이 그 예이다. 핸드드립 커피와 흰색 계열의 밝고 모던한 가게 인테리어로 유명한 블루보틀이 우리나라에 첫 오픈을 했을 때 커피의는 맛있었지만 인테리어면에서 실망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 이유는 바로 인생샷을 남기기 위한 구성이 되어 있지 않아서였다. 하얀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기고 싶은 사람들은 천장을 마감하지 않은 공장형 인테리어에 실망했다. 예쁘지 않은 곳에서 비싼 커피를 마시며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말이 좋아서 미니멀리즘과 인더스트리얼 컨셉이지 해외처럼 모던한 배경을 바라는 인스타그래머블러에겐 좋은 장소가 아니었다. 반대로 인스타그래머블러의 감성을 자극해 성공한 곳도 많다. 익선동 속 작은 방콕이라 불리는 ‘샬라댕방콕’이 그 중 하나다. 태국전통 요리를 재해석한 요리들과 식당 안에 있는 조그마한 수영장 으로 태국 현지 느낌을 잘 살려 인스타그래머블러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인스타그래머블한,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사진찍기 좋은 메뉴가 있어야 망하지 않는다고 한다. SNS를 통해 레인보우 베이글, 챠콜라떼, 유니콘 푸드 등 점점 더 화려한 음식들이 탄생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말이 모든 상황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보기에도 좋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려는 외식업계의 노력과 외관에 혹하기보다 실속을 따지는 소비자의 안목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