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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화(無人化)와 사물인터넷 – 이용국 교수(정보통신보안전공)

등록일 2019년09월11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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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국 교수(정보통신전공)
점점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 패스트푸드점, 영화관, 스터디카페, 식당, 대형 마트 등에서. 그 자리를 무인기기의 하나인 키오스크 단말기가 대체하고 있다. ‘주문하시겠어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고객이나 손님에게 밝게 웃는 모습과 차분하고 매력적인 목소리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업원이 그리워진다. 그런데 키오스크 단말기를 포함한 다양한 무인기기의 보급이 범위도 넓어지고 속도도 빨라지는 것을 보니 살갑게 환대해 주는 종업원을 기대하는 것은 희망 사항일 뿐이다.

사람들을 대체하여 무인화를 가속하는 선봉장 역할을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여러 가지 편리한 기능과 많은 종류의 기술들이 융합된 사물인터넷(IoT : Internet of Things)이라 할 수 있다. 사물을 국어사전에서는 물질세계에 있는 모든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존재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 정의하고 있으므로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사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사물인터넷에서의 사물은 다양한 센서, 유선 또는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단말기, 그리고 스마트한 기능을 내장하고 있는 각종 전자기기다. 이러한 사물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이 바로 사물인터넷이다.

사물들을 연결하기 위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사물들을 연결하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연결 대상의 수가 적으면 간단한 작업이지만, 연결해야 할 사물이 수천 개, 수만 개, 심지어 수억 개가 되면,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만 하는 대단히 어려운 초대형 프로젝트가 된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연결할 수는 있겠지만, 네트워크를 완성하기 위하여 천문학적인 돈과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새롭게 자원을 투입해 사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대신에 기존의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경제적일 것이다.

사물을 연결하는 목적은 다음과 같다. 각 사물이 가지고 있는 동작 특성으로부터 현재 상태를 파악하여 이후의 변화를 예측하여 유용하게 활용하거나, 사물을 좀 더 지능화시켜 스마트한 사물을 만들고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여 자동화하거나, 사물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으고 분석하여 전략적이고 신속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목적 등 다양하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앞에서 언급한 키오스크 단말기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지니고 다니는 스마트워치 같은 웨어러블(wearable) 기기, 집안의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홈 네트워크, 자율 주행 자동차(self-driving car) 등 이미 우리 삶에 가까이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필요 없는 이동 수단이다. 자율주행차에 장착된 다양한 센서가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주변 상황을 인식하여 속도 및 방향을 조정하고, 갑작스러운 주변 상황에 실시간으로 대응하여 교통사고와 위급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빠르게 주행하면서 다양한 센서와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주변의 움직이는 물체들을 일일이 식별할 수 있는 인지능력을 가지고 있는 로봇이라 할 수 있다. 사람만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능력을 기계 혹은 로봇이 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똑똑해지는 인공지능과 5G 통신망 기반의 첨단 통신기술이 결합하면, 사람의 능력을 초월하여 더 강력해질 것이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하여 자율적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가공하여 최적의 전략적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 다양한 분야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사람의 개입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미래에는 사람의 개입없이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시스템이 완성될지도 모른다. 개개인이 원하는 바를 자동으로 동작하는 시스템이 알아서 해결해 주는 것이다. 사람의 개입이 없다면 내 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나와 관련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나의 결정과 행위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애착이나 관심이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필요할까? 현명한 선택은 더 이상 사람의 것이 아닌데, 인간의 뇌는 과연 필요한 것인가? 사람은 자기가 결정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여 성취감을 느끼면서 자존감도 생기고, 때로는 자기 결정에 후회하면서 반성도 하고 조금씩 성숙해 가는 존재이다. 사람의 개입이 필요없이 자동으로 운영되는 사회시스템은 사람에게 축복일까, 재앙일까?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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