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야구 시즌이라고 불릴 만큼 한국시리즈 경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전국의 야구팬들은 야구 경기표를 예매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온갖 매체들은 야구 경기에 대한 기사를 쏟아낸다. 한국시리즈는 정규 리그를 끝낸 다음, 최종적인 우승 팀을 가리기 위해 별도로 치르는 경기를 말하며 총 7전 4선승제로 진행된다.
삼성, 정규시즌·한국시리즈 3연패 신화
삼성 라이온즈는 한국시리즈를 통해 우리나라 야구사의 대기록을 세웠다.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7 대 3으로 꺾고 시리즈 종합전적 4승 3패로 3년 연속 통합챔피언의 기쁨을 안았다.
무엇보다도 ‘기적의 삼성’이라고 불릴 정도의 어려운 경기 상황이 연출됐다. 5차전에서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삼성의 저력은 대단했다. 특히 마지막 7차전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0 대 1이던 1회 1사 만루에서 박석민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가볍게 1 대 1 동점을 만들었고 1 대 2로 뒤지던 5회에는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기회를 잡았다. 팬들의 기대와 달리 극도의 부진을 보이던 이승엽이 1사 만루에서 두산의 핸킨스 선수를 공략해 동점 적시타를 쳤다. 이후 내리 5점을 보태 삼성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이다.
박한이 선수는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 득점(33점)·최다 안타(48개)·최다 루타(67루타)등 기록을 갈아치우며 생애 첫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등 삼성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거머쥔 삼성은 이제 대한민국 프로야구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2013 아시아시리즈에 임할 일만 남았다.
두산, 가을 야구 드라마를 만들다
두산베어스는 당초 ‘절대 열세’라는 평가를 뒤로 하고 4위에서 2위로 올라서는 대단한 선전을 펼쳤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기대 이상의 경기 모습을 보여줘 야구팬들을 감동시켰다. 7차전에서 3 대 7로 패배, 우승을 목전에 두고 무릎을 꿇었다. 두산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내줄 때까지만 해도 위기였으나 3차전에서 기사회생했고 두산의 가을야구는 결국 11월까지 이어졌다.
두산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무려 16경기를 치렀다.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두산 선수들의 피로도도 높아졌다. 한국시리즈에서는 피로누적으로 인해 이원석, 오재원, 홍성흔 선수가 나란히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에 타격을 입었지만, 대체 요원들이 각자 자리에서 투혼을 발휘해 제 몫을 다했다.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투혼을 불사르는 선수들의 플레이에 팬들은 연일 두산 응원석을 채우고 환호를 보냈다.
기회의 다양성 보여준 시구
한국시리즈가 주목받는 만큼 시구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특히 이번 시구자는 더욱 화려하고 다양해 다른 때보다 큰 이슈를 불러 모았다. 박근혜 대통령부터 배우, 개그맨, 스포츠 스타, 일반 야구팬까지 다양한 시구자가 등장했다.
특히 마지막 7차전 경기에는 배우 손예진이 시구자로 등장해 야구장의 남심(男心)을 흔들었다는 후문이다.
김예솔 기자 ys_129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