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 대학로 지즐소 극장
■ 일시: 오픈런
■ 관람시간: 평일 6시, 8시 토: 3시, 5시, 8시, 10시 일, 공휴일 3시, 6시 화요일 공연 없음
■ 이용요금: 기본가 25,000원
붉어진 얼굴과 줄줄 흐르는 땀방울이 불쾌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찾게 되는 몇 가지가 있다. 시원한 냉방기기와 입안이 얼얼해지는 빙수, 오싹한 공포물 등이 그것이다.
올 여름 극장가에는 벌써부터 여름철 흥행을 노리는 공포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대학로 연극가에도 영화와 다른 실감나는 공포를 체험할 수 있는 공포물이 등장했다. 공포심리 스릴러 장르의 연극 ‘흉터’다. 대학생 때부터 사랑과 우정을 이어온 동창생 동훈, 재용, 지은 세 사람이 등산을 하던 중 지은이 사고로 죽게 되고, 8년 뒤 그 산을 오르게 된 재용과 동훈에게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그렸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연극은 관객들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상황이 전달되므로 치밀한 스토리와 무대 세팅,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이 필요하다. ‘흉터’는 무대 위에 앉아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무대와 객석의 자리가 가깝고 실제 극 중의 배우들이 등산을 하는 장면에서 관객들을 나무나 바위 등으로 지목하면서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특히 귀신이 등장하는 장면을 바로 눈앞에서 목도하게 되는 그 기괴함은 어디에서도 느껴볼 수 없는 공포를 선사한다.
반전 있는 스토리, 그 뒤에는 그들이 있다.
대부분의 연극장은 장소가 좁기 때문에 많은 연기자가 등장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점도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그 흔한 엑스트라 없이 단 세 명의 배우만이 공연을 이끌어 간다. 적은 수의 배우만으로도 관객의 몰입을 끌어낼 수 있는 이유는 섬세하고 열정적인 연기다. ‘흉터’는 공포 심리 스릴러 장르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정신적으로 피폐해져가는 배우의 연기가 중요하다. 배우는 세심한 행동 하나하나까지 무서우리만큼 완벽하게 보여준다. 또한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도 인기에 한 몫 한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에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면서 흡입력 있게 전개된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에 밝혀지는 반전은 연극을 보는 관람객들에게 충격을 준다. 반전은 연극 ‘흉터’를 통해 직접 확인하도록 하자!
디테일로 승부하다.
편집을 거치는 영화와 달리 현장에서 직접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전달해주는 ‘흉터’, 때에 맞춰 스피커로 울려 퍼지는 스산한 음악 소리와 분위기를 압도하는 각각의 조명들이 좁은 장소에서 오싹한 공포를 느끼게 한다. 연극 시작 후 모든 조명이 꺼지고 눈에 적응되지 않는 어둠 속에서 으스스한 음악이 울려 퍼진다. 본격적으로 연극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관객들은 이미 얼어붙는다. 배우가 신들린 독백을 펼칠 때면 붉은 조명이 배우의 얼굴을 비춘다. 어둠과 붉은 조명 그리고 사운드까지 합쳐지면 관객들은 이미 공포 속에서 초토화된다. 특히 귀신이 등장하는 장면은 공포 장르를 즐기는 사람도 기대할 만하다. 타이밍에 맞춰 진행되는 디테일한 효과는 이 연극의 ‘신의 한 수’라고 할 수 있다.
무더운 여름 실감나는 공포를 느끼고 싶다면 대학로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상상 그 이상의 몰입과 색다른 공포를 맛볼 수 있다. 공포 심리 스릴러 ‘흉터’, 당신의 심리를 옭아매며 소름끼치는 반전과 공포를 선사할 것이다.
김예솔 기자 ys_129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