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일부터 국민생활양식에 혁신을 기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로명 주소 사용이 전면 시행됐다.
도로명 주소는 말 그대로 도로에는 도로명을, 건물에는 번호를 체계적으로 부여한 것으로 ‘도로명+건물번호’의 형태로 표기된다. 이는 과거 사용됐던 지번 주소와 시·군·구, 읍·면 등은 같지만, 동리와 지번 대신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활용하여 나타낸다는 점에서, 기존의 지번 주소에 비해 간소화되고 간편화됐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불연속적으로 배정돼 있어 경로 및 위치 안내의 어려움을 지닌 지번 주소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더불어 사회경제적으로 연간 3조 4천억 원의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와 각 기업과 국민, 공공기관 등 사회 전반적인 질적 만족감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96년에 도로명 주소 사용 도입을 결정, 총 3,90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97년부터 2010년 10월까지는 전국적인 시설을 완료해 2011년 7월 29일부터 2013년까지 도로명 주소와 지번 주소를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했고, 2014년 1월 1일부터는 전면적인 도로명 주소 사용을 실행하도록 계획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서는 여전히 지번 주소 중심으로 사용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수년간 진행해온 도로명 주소 실행에 그동안 약 4천억 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이에 비해 적절한 홍보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아 정작 기존 지번 주소와의 혼란만 가중시킬 뿐 실효성 없는 사업이 아니냐는 비판의 말들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1월 우정사업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총 우편물 중 도로명 주소를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지번 주소와 병행하여 사용한 경우는 17.7%. 수년간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인 정책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매우 낮은 사용률이다. 이는 도로명 주소의 도입이 일반 국민들의 생활 속에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정보 통신과 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내비게이션과 스마트 폰이 대거 유입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위치정보서비스 시스템 사용이 대중화됐고, 이로 인해 길을 찾을 수 있는 대안이 많아져, 실질적으로 도로명 주소 사용의 필요성이 감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택배 업계에서는 도로명 주소 도입으로 인해 물류 배달에 애를 먹고 있다. 내비게이션이 새 주소를 인식하지 못하고 인터넷에 명시된 도로명 주소 안내와 배달지가 다른 경우가 많아 택배 배송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등 새 주소 도입으로 인한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국민들의 삶 속에 도로명 주소가 이해되고 받아들여지는 데는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오랫동안 사용됐던 주소 체계를 바꾸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에 정부는 도로명 주소 공식 앱인 ‘주소찾아’ 서비스를 실행해 나가고 있으며, 각 지역의 우체국외에도 택배업체, 다음, 네이버와 같은 인터넷 포털 등 각 민간업체와 도로명 주소 사용 및 홍보를 위한 협약을 맺는 등 도로명 주소가 국민들의 생활 속에 정착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
김고은 기자 kimge2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