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을 받을 때면 ‘점수는 무조건 잘 받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잘 본 성적의 기준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이 질문의 답도 옳은 정답인가? 대부분은 누군가의 말에 또는 스스로 기준을 내려 결론을 내고 후회하거나 다음 기회에 더 잘 보자고 다짐한다. 성적은 애매모호한 말보다 확실한 점수로 평가를 주지만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없기도 하다. 이 복잡한 상황에 대해 깊이 있게 얘기해보는 건 어떨까?
1. 자신에게 성적은 어떤 의미인가요?
유정원 학우(유아교육과 2) 제가 이렇게 열심히 노력할 수 있고, 노력했다는 증표라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에게 자신감을 채워줍니다.
김가영 학우(미디어콘텐츠과 2) 성적은 애증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시험 기간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그만두고 싶다’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들지만, 그 노력의 결과가 좋은 성적으로 돌아왔을 때는 받았던 스트레스들이 싹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취업할 때 나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좋아할 수도, 버릴 수도 없는 애증의 관계 같습니다.
박은서 학우(원예디자인과 플로리스트전공 2) 스스로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데 도움을 주는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2. 성적이라는 단어 안에 점수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지 않다면 성적이 포함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유 학우 저는 성적이라는 단어 안에 점수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적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이 정도로 독해질 수 있고, 이렇게나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노력하고 책을 펴야 점수가 나오는 것이기에 성적이란 그만큼 더 발전하기 위해 고통을 견딜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학우 성적은 겉으로 볼 때 점수로만 보이지만, 사실 저를 소개하는 자기소개서 같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순간의 상대방을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제가 열심히 했다고 해도 믿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성적이라는 수치를 통해 나를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 학우 노력하는 경험과 시간도 함께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성적표에 나온 숫자는 수치를 보여주는 것과 같습니다. 운이 좋아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지만, 보편적으로는 노력을 기울인 만큼 성적도 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3. 인생에 있어 자신의 능력과 노력 중 무엇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유 학우 둘 다 중요하지만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모두 원석입니다. 노력은 원석을 보석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김 학우 둘 다 빼놓을 수 없이 중요하지만, 그중 노력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걸 멋지게 잘 해낼 수 있는 능력도 좋지만, 그렇게 쉽게 얻어낸 결과는 노력해서 얻어낸 만큼의 만족과 행복을 느끼지 못할 겁니다. 제가 만든 작품을 피드백 받을 때도 최선을 다해 노력했던 과제가 칭찬받았을 때가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박 학우 노력이 더 가치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꾸준히 노력하는 것도 능력이고 재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대적인 어느 선을 넘으려면 타고난 재능이 필요하겠지만 보통의 경우는 꾸준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가능하며 사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4. 그렇다면 성적을 받을 때는 능력과 노력 중 어떤 것이 점수에 더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시나요?
유 학우 저는 노력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재능보다는 노력이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것에 필요한 비중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아무리 똑똑해도 수업에 출석하기만 하고 책을 보지 않으면 답을 서술할 수 없습니다.
김 학우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들도 저희가 만든 작품을 보시면 한 번에 열심히 했다는 것을 알아주십니다. 그러면 그 결과도 좋게 나옵니다. 지금은 배우는 학생이기 때문에 능력보다 배우고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박 학우 능력입니다. 하지만 노력이 전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타고난 재능이 있는 분야는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능력으로 높은 점수를 받는 과목이 있고, 유난히 힘든 과목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노력한다면 어느 정도 빛을 볼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5. ‘성적만으로 인생을 결정할 수 없다’라는 말이 있지만 사람들은 높은 점수만을 바라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유 학우 아직 우리나라에 학벌주의가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교육도 경쟁하는 식입니다. 만약 ‘하버드 대학교의 교육을 받는 대신 졸업장은 못 받는다’와 ‘하버드 대학교 근처도 못 오지만 대신 졸업장은 받는다’라는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후자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김 학우 고등학교 때만 봐도 성적을 보고 대학이 정해지고, 취직할 때도 성적이 영향을 많이 줍니다. 성적은 저의 노력과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와 같아 단시간 내로 성적의 주인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은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높은 점수를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
박 학우 타인에게 자신의 수준을 가장 쉽게 보여줄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6. 앞으로 성적이 평가 기준으로 판단되지 않을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유 학우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 면모가 존재하는데 성적은 그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공 지능의 발달로 이미 사람보다 더 똑똑한 기계들이 많은데 먼 미래까지 성적의 가치가 유지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올곧은 성품이 더 중요한 가치가 되지 않을까요?
김 학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성적에 관해 많은 불공정성은 언급됐지만, 다른 대안이 없어 아직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성적만으로는 그 사람을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생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 학우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성적 말고도 다양한 평가 기준이 생길 것입니다. 왜냐하면 어느 분야로 나아가든 창의적이고 다양한 생각을 할 때 기본기가 받쳐줘야 그 위에 새로운 것을 쌓아나갈 수 있습니다. 수학능력을 쌓기 위해선 성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강·약점을 알고 개선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성적이 평가 기준에서 사라질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7. 자신이 성적을 관리하는 방법,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하는 공부 습관이 있다면 학우 여러분께 알려주실 수 있나요?
유 학우 중요한 내용을 키워드만 뽑아서 노트에 따로 정리한 후 암기하고 복습하는 것입니다.
김 학우 저는 기간이 많이 남아있어도 미리 조금씩 해두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저희 학과 특성상 장기적으로 하는 작업이 많은데, 몰아서 하게 되면 확실히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듭니다. 그래서 귀찮더라도 작품을 미리 완성해 마감 기간까지 지속적으로 작품을 고쳐가는 편입니다. 다른 학우분들도 미리 해두는 습관을 지니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 학우 높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 그중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의문을 품지 않고 그냥 외우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소은 기자 kse90128@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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