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에서 역대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다. 화마는 천 년이 넘은 신라 고찰부터 가정집까지 일시에 잿더미로 만들었다.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이번 산불의 원인은 대부분 사람의 부주의로 인한 ‘실화’로 추정된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프로메테우스가 신들의 전유물이었던 불을 제우스 몰래 훔쳐 인간들에게 선물하였고 그로 인해 인간은 어떤 동물들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삶에 있어 필요한 불, 다루기에 따라 축복이 될 수도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의 이름을 기억하고 행동한다면 우리도 불을 선물로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돌아가는데 한 세기, 속수무책 산불
의성에서 시작된 이번 산불은 서울 면적의 60%를 태웠다. 산불이 휩쓸고 간 산림은 그야말로 황폐해진다. 사막화된 토양은 파괴된 생태계 중 회복이 가장 오래 걸린다. 낙엽이 썩으며 영양분을 공급하고 미생물이 활동해야 하는데 나무가 다시 자라고 미생물이 자리를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생태계가 산불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가기 위해서 무려 100년 이상이라는 긴 세월이 걸리는 이유이다. 산불은 대부분 담뱃불, 쓰레기·논두렁 소각, 성묘객·입산자 실화, 어린이 불장난 등의 부주의로 인해 일어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림 내 라이터 소지 및 흡연 금지, 영농 부산물·쓰레기 등 불법 소각 금지, 출입 제한된 구간 출입 금지, 허용된 구역에서만 취사·야영 등이 있다. 산불의 65%가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봄철에 일어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순간의 방심이 많은 사람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소중한 자연을 앗아갈 수 있다.
구름 위의 공포, 항공기 화재
수개월 전 이륙을 준비하던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 176명이 긴급히 탈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27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1700억 원 가까이 되는 기체가 소실돼 쓸 수 없게 되었다. 원인은 수화물 선반 내에 있던 보조배터리로 확인됐다. 이륙 전이라 다행히 인명피해가 적었으나 만약 항공기 운항 중 사고가 발생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한 피해를 낳았을 것이다. 사고 이후로 보조배터리는 지퍼백 등에 담아 반드시 선반이 아닌 몸에 소지하거나 좌석 주머니에 보관하도록 국토교통부 규정이 바뀌었다. 항공기에 탑승했을 때 화재가 발생하면 우선 승무원의 통제에 적극적으로 따라야 하며 다른 승객들의 대피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가방이나 짐은 반드시 두고 대피한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항공기 화재로 41명이 숨졌는데 일부 승객이 수화물을 꺼내느라 통로를 막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승객들은 즉시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이동해야 한다. 이후 항공기 탈출 후에는 안전구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기내 탑승 전에 비상구 위치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도 항공기 화재 대비책이다. 행복한 여행이 비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조심 또 조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김주현 기자 kshiloveyou2014@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