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인 가을, 대학생들의 독서량은 어느 정도일까. 2012년 독서의 해, 독서의 달인 9월, 문화일보와의 한 서면 인터뷰에서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책 읽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국민 독서력 증진을 위해 하루 20분 1년에 12권 읽기 등의 다양한 독서캠페인을 올해 내내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 장관은 문화부의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국민의 성인 독서율은 지난 2004년 76%에서 2011년 66%로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성인 인구 10명 중 4명은 책을 한권도 읽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학생들의 독서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취업과 스펙 쌓기에 여념 없는 대학 내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대학생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한 횟수가 연평균 1회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돼 저조한 독서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통계는 1인당 평균 대출건수가 20회로 집계된 초등학생의 25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지난해 중학생 1인당 연간 도서실 및 도서관 대출건수는 6.4회, 고등학생은 5.0회인 것으로 각각 조사됐으니 대학생들의 도서 대출 건수가 학생들 중 가장 낮게 집계된 것이다.
대학생들의 도서관 대출건수가 초등학생들에게 추월당한 지는 이미 오래다. 지난 2009년 처음으로 초등학생들의 도서관 대출건수가 대학생을 앞지른 데 이어 2010년에도 초등학생들은 연간 1,191만 9,451회 도서관을 이용한 데 비해 대학생은 220만 4,182회에 그쳤다. 대학교에 가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며, 정열을 바치겠다고 외치던 많은 신입생들이 언제부터인가 취직과 고시합격이라는 경쟁체제에 매여 아무런 행위도 하지 못하는 상황들을 볼 수 있다.
대학생들의 도서관 이용 감소는 취업준비 등에 내몰리느라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대학에 입학하고 난 후에 ‘먹고 살기’위한 취업이나 각종 자격증, 학과점수를 따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이들은 독서를 할 시간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독서대신 스펙을 열심히 쌓아올리면 좋은 기업에 취직할 확률이 더 높아질까? 모순되게도 요즘에는 누구하나 스펙이 부족한 사람이 없고 기업은 누구나 갖고 있는 스펙보다도 한순간에 쌓아 올릴 수 없는 독서능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 늘었기 때문에, 독서시간을 쪼개 스펙을 쌓는 것은 좋은 직장과는 더욱 멀어지는 일이다.
우리 대학교는 우촌독서대상 독후감 공모를 9월 3일 시작했다. 신구인의 독서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행사 중에 하나다. 다행스럽게도 신문방송국의 우촌독서대상 독후감 공모 참여율 통계를 보면, 2009년도 총 참여인원 514명에서 2011년 670명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2009년 전체 독후감 공모 참여 인원의 77%가 보건계열 학우들이었던 반면, 2011년 비즈니스실무학부, 정보미디어학부 등에서 적극적인 참여율을 보여 다양한 학부로의 독서 운동 전개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책을 읽는 사람은 그 순간만큼은 배움의 자세로 책을 대한다. 배움의 자세를 유지하는 훈련을 책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이다. 기업이 다독하는 인재를 뽑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런 이유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되고 싶다면 책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 되어야만 한다.
홍기은 기자 gomc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