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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대학에서 용 나기 - 방사선과 유광열 교수

등록일 2013년07월29일 10시42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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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과 유광열 교수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안영이라는 제상이 초나라에 사절로 갔을 때의 일이다. 재상 안영은 그 당시 패자국이었던 제나라의 재상으로서는 작고 볼품없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평소 패자국을 꿈꾸며 제나라를 시기하고 질투하던 초왕은 안영을 보자 제나라에는 이렇게 인물이 없는가?”라고 멸시하였다. 화가 났을 법도 했지만 안영은 제나라는 나라에 따라 외교사절을 골라서 보냅니다.”라고 응수하였다. 화가 난 초왕은 때마침 잡혀온 제나라 출신인 도적을 옥에서 끌어내어 어찌 제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도적이 많은가?”라고 제나라 사람들을 비하하였다. 이에 안영은 다시 응수하였다. “회수 남쪽의 귤을 회수 북쪽에 심으면 탱자가 됩니다. 선량한 제나라 사람들도 이곳 초나라에서 살다보니 이렇게 도적이 되었습니다.” 귤화위지(橘化爲枳)를 이르는 말이다.

비단잉어 중에 코이라는 물고기가 있는데 수컷은 색상이 화려하여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어항에서 기른 코이는 완전히 성장해도 겨우 10정도밖에 자라지 않지만 큰 강에서 서식하는 코이는 1m가 넘는다고 한다. 서식하는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생물의 모습을 보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환경이 생명체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좀 더 인간의 경우로 확대 해석하여보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우리의 계획과 생각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와 비슷한 예로서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3번이나 집을 옮겼다는 이야기나, 말이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라는 속담처럼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야기들은 오늘날 우리에게 훌륭한 교훈으로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

2012년 신구대학의 학생생활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신구대학 학생들의 학과에 대한 만족 비율이 42.3%, 불만족 비율인 13.9%보다 3배 이상의 높은 수치를 보여 학생들이 학과에 대해 높은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학생들이 각 학과에 만족하는 이유로서 첫 번째는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대한 적합성, 두 번째는 좋은 교육내용, 그리고 세 번째로는 좋은 교수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당연히 우리 학생들이 생각하고 있는 내용이 조사 결과에 그대로 반영되었으리라 믿으며 더불어 우리 학생들이 자신의 대학이 공부하기 좋은 만족스러운 대학이라 생각하고 있다니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다만 그들이 기대하는 신구대학에 학생의 신분으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그들 스스로의 체험을 통해 꿈과 희망이 이루어질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이 되길 바란다. 그러나 한편으로 염려가 되는 것은 대학이라는 환경과 토양이 아무리 훌륭하여도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하면 비옥한 양분을 섭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의 희망과 꿈은 차갑고 메마른 바람에 시들고 뿌리째 뽑혀 그 존재조차 사라질지도 모른다.

훌륭한 근로자는 근로현장에서 기쁨으로 일하기를 간절히 원해야 한다. 큰 뜻을 품은 수도사는 수도원에서 열심히 내공을 쌓아야 한다. 학생은 배움의 공간인 학교에 기꺼이 머물러 있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그들이 머물러 있어야 할 이 대학을 단지 강의시간을 때우기 위한 하나의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수업이 끝나면 뿔뿔이 각자 어디론가 흩어져 버리고 대학 캠퍼스는 적막감마저 감돈다. 시험기간이 지나면 북적이던 도서관은 막을 내린 텅 빈 공연장과 같다. 금요일 오후에 한 과목만 개설된 교과목의 출석부에는 결석한 학생들의 이름을 자주 볼 수 있다. 한 과목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에 나오는 것을 커다란 수고로 생각하는 것 같다.

대학이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장소를 넘어서 다양한 인간관계가 맺어지고 인간성을 배양하고 습득한 지식을 다지는 곳이다. 또한 전공 이외의 다양한 분야의 책에 심취해 삶의 가치를 음미해 보기도 하고 타인과 사회를 위한 고민을 하는 곳이다.

옛날에는 개천에서 용이 났다고 했지만 전문지식과 다양한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현대 정보산업사회에서는 부득이 학교에서 용이 날 수 밖에 없다.”

미래를 준비하는 신구 젊은이들이여! 새해에는 이 신구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머물면서 내년에는 높은 창공으로 훨훨 날아오르는 힘찬 용이 되어보는 것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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