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은 1974년 개교 이래 발전을 거듭해 왔다. 시대적,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필요한 학과를 신설하여 현재는 34개의 학과 및 전공에 7,0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8만여 명의 동문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모교의 명성을 높여가고 있다. 또한 현재 22개의 학과에는 4년제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전공심화과정이 개설되어 있으며 더 확대될 것이다. 작년에 개교 40주년을 맞은 우리 대학은 이제 명실 공히 수도권 명문대학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 교명은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은 그간의 발전과정에서 몇 차례에 걸쳐 교명을 변경하였다. 개교 당시의 신구산업전문학교는 신구전문학교, 신구실업전문대학, 신구전문대학, 신구대학을 거쳐 2011년에는 신구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교내외 곳곳에는 우리 대학의 올바른 명칭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우선 교내 여기저기에 ‘신구대학교’와 ‘신구대학’이, 그리고 ‘Shingu College’와 ‘Shingu University’가 혼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교적 최근에 준공된 국제관도, 학생들이 많이 드나드는 복지관도 엘리베이터는 Shingu University라는 이름으로 학생들과 외부인들을 맞이한다. Shingu University라는 게시판도 많다. 심지어 같은 건물 외부에 신구대학, 신구대학교, Shingu College, Shingu University가 뒤섞여 있는 경우도 있다.

밖으로 나가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불특정 다수에게 무제한으로 노출되는 도로표지판을 보면, 우리 대학이 표지판에 많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그나마 ‘신구대학’과 ‘신구대학교’가 혼용되고 있다. ‘신구전문대’로 표기한 채 운행하는 버스도 있다. 도로표지판의 고유명사는 영문으로도 병기되는데 ‘신구’라는 이름이 Shin-Gu, Shingu 등으로 표기되어 혼란스럽게 한다. 정문 앞 표지판조차도 “신구대사거리(Shin-Gu College Intersection)”로 표기되어 있다. 근처 모 대학의 경우 어디를 가더라도 통일된 학교 명칭이 사용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1차적으로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외부 기관과 기업의 잘못이지만,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물론 교직원들은 여러 표기들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모두 ‘신구대학교’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부인들은 다르며 나아가 동문들이나 학생들도 잘 모를 수 있다. 신구대학교와 신구대학, 신구전문대학은 신구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별개의 교육기관이라고 착각할 수 있으며, 이는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외국인들 역시 Shingu College, Shin-Gu College, Shingu University는 서로 다른 학교라고 인식할 것이다.

한 기관의 명칭은 그 기관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에 속한다.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기업일수록 CI(Corporate Identity)에 많은 비용을 들이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이다. 개교 50주년을 바라보며 비전 2024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명칭 사용에 통일성이 결여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잘못 표기된 교명을 바로잡는 것은 우리 대학의 정체성 확립과 이미지 통합에 반드시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일로, 늦출 이유도 명분도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