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외식 문화는 주식(主食)보다는 디저트에 열과 성의를 쏟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과거에 디저트는 단순히 식사 후 입가심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 했다. 디저트의 가격이 결코 싼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과연 무엇이 디저트 열풍을 불게 한 것인지 알아보자.
음식, 그 이상의 의미
사람들은 왜 밥보다도 비싼 디저트를 사먹는 것일까? 이제 디저트는 일종의 여가와 문화생활로 인식되고 있다. 사람들은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먹으며 보내는 시간을 즐기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디저트의 가격에는 맛과 모양, 카페의 분위기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커피를 즐기는 문화가 한국에 완전히 정착됐으며, 커피와 함께 곁들일 가벼운 음식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점도 큰 이유 중 하나다.
진화하는 디저트 종류
요즘은 새로운 종류의 디저트를 내놓기보다는 친숙한 메뉴를 바탕으로 색다른 모양과 다양한 토핑을 선보이는 추세다. 또한 본연에 충실하되 핸드메이드, 유기농, 웰빙을 강조한 디저트도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얻으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여름 대표 메뉴인 빙수는 가장 기본적인 팥빙수에서 과일빙수, 우유빙수, 눈꽃빙수, 케이크빙수, 인절미 빙수 등 다양하게 변화했다. 아이스크림도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벌집, 팝콘, 솜사탕, 시럽을 올려먹거나 질소로 급속 냉각시키는 등 새로운 시도가 더해졌고, 생과일을 달달하게 얼린 하드 아이스크림이 유행하기도 했다. 마카롱은 색깔이 더욱 화려해지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나와 여심을 사로잡았으며 치즈케이크, 티라미수, 레드벨벳 케이크 등 진한 풍미의 케이크들이 인기를 끌었다.
번창하는 디저트 카페
디저트는 계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좋은 아이템이기 때문에 기존의 카페들이 디저트 메뉴에 주력하고 있으며, 외국의 유명한 디저트 브랜드들이 다수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가로수길, 이태원, 홍대 등에는 체인점보다는 개인이 운영하는 특색 있는 디저트 카페들이 많이 보인다.
외국계 브랜드는 수제 케이크점 ‘빌리엔젤’, 일본식 케이크점 ‘몽슈슈’, 독일 전통 과자점 ‘슈니발렌’, 벨기에 와플 전문점 ‘와플반트’ 등이 있으며, 국내 또한 ‘투썸플레이스’, ‘소프트리’, ‘브릭팝’, ‘투더디프런트’, ‘설빙’ 등 다양한 브랜드가 있다.
특히 코리안 디저트를 표방하고 나선 ‘설빙’은 빙수, 토스트,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등에 인절미를 넣은 메뉴를 선보였으며, 치즈가래떡, 미숫가루, 대추차 등의 전통 메뉴도 갖춰 인기를 끄는 중이다.
정예진 수습기자 jasmine13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