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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특집] 나의 감정, 너에게 닿기를

등록일 2023년09월13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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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발명 이후, 이메일부터 다양한 메신저까지 오로지 언어적 의사소통으로만 이루어지는 통신들이 주류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기표현은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 사람들은 건조한 문자들에 감정을 부여하고 좀 더 확장된 자기표현에 이용하였다. 그럼 과거 숫자 표현부터 지금의 그림 이모티콘까지, 이모티콘의 역사를 훑어보자.

 


이모티콘이 뭐죠..?

이모티콘(Emoticon)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수단의 일종으로, 문자를 이용하여 만들어낸 감정을 나타내는 기호들을 일컫는다. 처음 유행한 이모티콘이 웃는 얼굴이었기에 스마일리라고 불리며, 동양에서 쓰이는 세로형 이모티콘은 일본어로 얼굴 글자라는 의미의 카오모지(顔文字, かおもじ)라고도 불린다. 더 자세한 내용은 특집의 다른 글들을 참고해 보자.

 


이모티콘은 언제 처음 쓰였나요?

1857년 4월자 내셔널 텔레그래픽 리뷰 앤 오퍼레이터스 가이드(National Telegraphic Review and Operator‘s Guide)에 따르면 모스 부호로 73은 사랑과 키스를 의미했다고 한다. 이후 이 단어는 안부 인사인 ‘Best regards’대용으로 쓰이게 된다. 1908년 다지스 매뉴얼의 기록에서는 88을 사랑과 키스라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전한다.

 

1862년 뉴욕 타임스는 에이브러햄 링컨의 연설을 받아 적으면서 (박수와 웃음 ;) 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가 단순한 오자나 구두법이 아닌 이모티콘이라는 의견이 있다.

 

1881년 3월 30일 미국의 풍자 잡지인 퍽은 모스 부호로 만든 세로형 이모티콘 네 개를 공개했다. 그리고 이와 함께 미술가들을 활자 인쇄 부서를 압제하는 무리로 묘사하면서 “우리도 단순한 글자로 만화가처럼 꾸밀 수 있다는 것을 대중들에게 보여주고자 한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1912년 앰브로즈 비어스는 구두법에 대한 개선책으로 킬킬거리는 웃음이나 껄껄거리는 웃음은 ‘‿’로 표현하며 이는 웃는 입 모양을 뜻하고 이는 풍자나 익살스러운 문장의 마침표에 덧붙여져야 한다며 이모티콘과 거의 동일한 개념을 제안했다.

 

1936년 하버드 램푼에서 알란 그렉은 ‘(-)’을 미소로, ‘(--)’을 웃음으로, ‘(#)’을 찡그림으로, ‘(*)’을 윙크로 사용하자고 제안하는 등 인터넷 시대 이전에도 편지나 신문, 온라인 통신의 조상님 격인 모스부호 통신에서도 딱딱한 통신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시도했던 기록들이 매우 많이 남아있다.

 


직관적인 표현으로의 전환

1982년 9월 19일, 스콧 팰만은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컴퓨터 과학 게시판에 감정을 나타내는 용도로 ‘:-)’와 ‘:-(’를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몇 달 내로 이 제안은 아파넷과 유즈넷(초기 군사연구소 네트워크와 유저 게시판 등 초기 인터넷의 원형)을 통해 퍼져 나갔고, 많은 파생형이 생겼다.

 

ASCII가 인터넷 세계에서 정보 전달의 표준 문자로 자리 잡았듯, 문자 약어와 숫자표현 등으로 분산되고 폐쇄성이 짙었던 표현들이 인터넷의 발달과 보급, 그리고 보다 직관적인 표정을 보여주는 형식과 맞물려 ‘이모티콘’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게 된다. 이후 이모티콘은 의성어나 약어, 은어 대신 표정을 전달하는 형식을 뜻하게 됐다.

 


이모티콘(CON)에서 이모지(文字)로

첫 이모티콘은 1998~1999년에 NTT 도코모의 i-모드(일본 인터넷 규격) 모바일 인터넷 플랫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원이었던 시게타카 쿠리타가 만들었다. 첫 12×12픽셀 이모티콘 172개 세트는 효율적인 전자 통신에 도움이 되고 다른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i-모드의 메시지 전달 기능의 일부로 생겨났다.

 

그러나 1997년 니콜라스 루프라니는 모바일 기술 내에 문자 형식의 ASCII 이모티콘 사용의 성장을 확장하기 위하여 디지털에서 대화에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생생한 스마일리(웃는 노란 이모티콘) 얼굴모양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단순하게 문장부호로 구성되는 기존 문자형식의 ASCII 이모티콘에 대응하는(예시로 :) → ☺) 그래픽 아이콘을 만들고자 했다. 이를 통해 처음으로 그래픽 이모티콘을 만들었으며 온라인 이모티콘 사전을 편찬하였다.

 

이후에 루프라니는 이모티콘을 클래식, 기분 표현, 깃발, 축하, 재미, 스포츠, 날씨, 동물, 음식, 국가, 직업, 행성, 별자리, 아기 등으로 범주를 구분하여 분류하게 된다. 이러한 디자인은 1997년 미국저작권협회에 처음 등록되었고, 이후 1998년에는 이 아이콘들이 웹상에 Gif 파일로 게시되어, 처음으로 기술에 사용된 그래픽 이모티콘이 되었다.

 

2000년 이후로는 사용자들이 스마일리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에서 루프라니가 만든 이모티콘 사전을 휴대폰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되었으며, 여기에는 1,000개 이상의 스마일리 그래픽 이모티콘과 그 ASCII 버전이 컴파일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와 동일한 사전은 이후 2002년에 마라부 출판사를 통해 디코 스마일라는 책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2001년 이후 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보편화가 시작될 무렵, 루프라니의 그래픽 이모티콘을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 보다폰, 스카이 텔레미디어와 같은 여러 통신기업에서 휴대폰 이모티콘으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유료로 사용 허가를 내주기 시작했다.

 

1999년 이후, 차츰 국내에도 무선통신이 보편화되자, 해외처럼 축약어와 의성/의태어 표현을 거쳐 카오모지(2G, 3G 세대)와 그래픽 이모티콘이 보급되었고, 카카오톡이 메신저로서 자리잡은 후에는 특정 키워드를 인식하여 클립아트로 치환하는 방식(웃음 → ☺)과 자체적인 서버를 이용한 이모티콘들이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우송 기자 baker221b@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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