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인해 사람들은 면대면 소통에 국한되지 않고, 시간과 물리적 장소의 제한 없이 다른 사람들과 동시적, 비동시적으로 연결되어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면대면 소통과 달리 인터넷 상에서는 비언어적 신호가 존재하지 않아 소통이 의도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이모티콘(Emoticon)이다. 이모티콘은 글자의 형태로 시작했으나, 인스턴트 메시징(Instant Messaging: IM) 서비스가 고안되고 널리 쓰임에 따라 외양과 종류에 있어 다양하게 발전하였다. 또한 이모티콘은 탄생하고 쓰이는 문화권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다른 문화권에서는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지 못한다는 한계를 보였다. 이러한 한계는 초기 텍스트 형태의 이모티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그런 이유로 초기 이모티콘의 동서양 문화권에서 양상에는 차이가 있었다.
이모티콘의 시작은 스마일
이모티콘은 감정(Emotion)과 아이콘(Icon)의 합성어로서 그림의 형태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든 시각적 기호로 정의된다. 디지털 형태의 이모티콘은 카네기 멜론 대학의 스콧 팔맨(Scott Elliott Fahlman) 교수가 온라인 게시판에서 :-) 으로 웃는 얼굴을 표시하며 처음 사용되었다. 스마일 형태로 유행한 이모티콘은 텍스트 형태를 유지하다가, 시게타카 쿠리타에 의해 이모지(Emoji)의 형태로 발전하였다. 이렇게 이모티콘은 문자 이모티콘의 형태로 시작해 시간이 지나며 이미지, 그리고 플래시(애니메이션) 이모티콘의 형태로 발전하였다. 그 결과 오늘날 이모티콘은 외적 표현유형에 따라 문자(Text), 이미지(Pictorial), 애니메이션(Animated)으로 분류될 수 있다.
동서양의 이모티콘 차이
문자 형식의 이모티콘에서 동양 이모티콘은 글의 흐름과 같은 방향으로 읽히는 수직적인 형태를 취한 반면 서양 이모티콘은 90도로 돌려서 읽어야 하는 수평적인 형태를 지닌 경항을 보였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언어적인 차이에서 기인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서양인과 동양인이 얼굴 표정에서 감정을 인지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들은 수평적인 형태의 이모티콘을 주로 사용하였고, 한국과 일본 같은 비영어권 나라들에서는 수직적인 형태의 이모티콘이 주를 이루었다. 이는 영어는 수평적으로 글자가 추가되며 의미가 더해지는 반면 한글이나 일본어, 중국어와 같은 문자에서는 획이 수직적으로 추가되며 의미가 더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는 서양 문화권과 동양 문화권에서 감정을 읽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서양에서 많이 쓰이는 수평적 이모티콘은 대개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 입을 강조하고 눈은 콜론‘:’을 사용한다. 반면 동양에서 많이 쓰이는 수직적 이모티콘은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 눈을 강조한다. 다양한 문자를 사용해 눈 모양을 표현하여 감정과 의미를 전달하는 반면, 입 모양은 ‘_’ 형태를 주로 쓴다. 이는 얼굴에서 감정을 읽을 때에 있어 동양인은 눈을 보고 표정을 해석하는 반면 서양인은 입을 보고 표정을 해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픽 기술의 발전으로 문자보다는 이미지, 이미지보다는 애니메이션의 형태로 널리 쓰이게 되면서 동서양 이모티콘 양상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신서현 기자 mareavium@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