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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과 질투, 그 사이 어딘가-하시은 학우(치기공학과 1)

등록일 2025년11월06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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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속한 학창 시절은 목표를 향한 간절함과 치열한 노력이 공존하는 곳이다. 이 과정에서 친구의 성공은 나에게 커다란 자극이 되지만 때로는 예상치 못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일으키기도 한다. 바로 순수한 축복의 감정의 이면에서 솟아나는 시기심이다. 우리는 타인의 기쁨을 함께 누려야 한다는 의무감과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향한 열망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린다. 이 글은 마음 속 그 모호한 경계에서 발생하는 내면의 갈등을 돌아보고 성장을 위한 건강한 자세를 모색하고자 한다.

 

친구의 성과를 접했을 때 우리는 즉각적으로 환한 미소와 격려의 말을 건넨다. 하지만 그 웃음이 언제나 100% 진심으로만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그토록 바라던 기회를 다른 이가 쟁취했을 때 겉으로는 박수를 치면서도 속으로는 나의 부족함을 확인하며 쓰라린 좌절감을 맛본다. 타인의 행복 앞에서 내면의 열등감을 마주하는 일은 심적인 괴로움을 동반하며 때로는 이 불편한 심리를 감추기 위해 억지로 환영의 태도를 취하게 된다. 이러한 감정의 불일치는 나 자신이 위선자가 된 듯한 죄책감을 불러일으키고 관계마저 껄끄럽게 만들 때가 있다.

 

많은 이들이 시기심이 단순히 친구의 좋은 결과 자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깊은 곳에는 사회적 인정 욕구의 결핍이 자리 잡고 있다. 나 역시 밤새워 노력했지만 얻지 못했던 결과와 그 결과로 인해 친구에게 쏟아지는 주변의 찬사와 관심이 시기심의 불씨를 키운다. 즉 질투는 결과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나의 노력에 대한 인정이 충분치 않다는 서러움의 표현인 것이다. 나의 존재 가치나 역량이 타인의 성공으로 인해 평가절하되는 것 같은 박탈감이 핵심 원인이 되는 셈이다. 이처럼 시기심은 사실 성공에 대한 나의 강렬한 열망이 부정적인 형태로 표출된 신호탄에 가깝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 부정적 감정 자체를 어떻게 다루느냐다. 시기심이 솟구칠 때마다 친구를 미워하거나 스스로를 자책하는 대신에 그 감정을 성장의 에너지원으로 삼아야 한다. 첫째로 감정을 정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럽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미움은 사라지고 감정은 객관화된다. 둘째로는 비교의 대상을 타인에서 나 자신으로 재설정해야 한다. 친구가 성취한 것 대신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며 나의 진정한 발전만을 추구하는 것이다. 친구의 성공을 통해 얻은 강렬한 자극을 목표를 재정비하고 실행력을 높이는 추진력으로 활용할 때, 시기심은 더 이상 관계를 해치는 독이 아니라 나를 다음 단계로 이끄는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

 

응원과 질투는 우리의 삶에서 경쟁심과 공동체 의식이 공존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두 감정은 성숙한 인간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겪어야 할 성장의 양면성을 대변한다. 우리는 친구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도 그 성공을 거울삼아 내 안의 잠재된 열망을 자극받는다. 시기심을 숨기거나 회피하는 대신 솔직하게 마주하고 그 동력을 자기 발전으로 치환하는 법을 배울 때 우리는 비로소 타인의 성공을 진정한 의미로 기뻐하고 함께 나아가는 공존의 지혜를 갖추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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