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깨우는 커피 한 잔, 시험 전 찾게 되는 에너지 음료, 잠 못 이루는 밤의 초콜릿까지. 카페인은 늘 우리 일상 가까이에 있다. 졸음을 쫓는 각성제로 익숙한 이 성분은 사실 그 역할이 전부가 아니다. 음료를 넘어 약물과 생활용품, 미용 영역까지 활용되며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카페인은 과연 전부일까.
#각성제 그 이상의 성분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피로를 억제하고 집중력을 높이는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성인 기준 하루 200~400mg 정도의 적정 섭취는 기억력 향상과 신진대사 촉진, 운동 수행 보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과다 섭취 시 불면이나 심박수 증가, 위장 자극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커피뿐만 아니라 다른 카페인 함유 제품까지 함께 섭취하면 하루 권장량을 초과하기 쉬운 만큼 총 섭취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카페인이 음료를 넘어 의약품, 기능성 제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활용되며 그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이제 카페인은 단순히 잠을 깨우는 성분이 아니라,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다기능 성분인 것이다.
#커피는 버릴 게 없다? 원두 찌꺼기의 의외의 쓰임
커피의 쓰임은 잔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커피를 내리고 남은 원두 찌꺼기는 생활 곳곳에 활용될 수 있다. 천연 연마제 역할을 해 싱크대나 냄비의 기름때를 제거하는 데 쓰이고, 손에 밴 마늘 냄새를 없애는 탈취제로도 활용된다. 또한 커피 찌꺼기의 질소 성분은 비료나 퇴비로 적합해 식물 재배에 도움을 주며, 달팽이 퇴치나 토양 산성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미용 분야에서도 각질 제거제나 눈 붓기 완화 팩으로 활용되는 등 쓰임새가 다양하다. 한때는 버려지던 커피 찌꺼기가 이제는 ‘재활용 아이템’으로 주목받으며, 커피 한 잔의 가치를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
#집중력·뇌 기능에도 도움을 준다고?
카페인은 단순히 잠을 깨우는 각성제가 아니다. 최근 연구에서 카페인을 꾸준히 섭취한 성인은 기억력과 주의력 같은 인지 기능이 더 좋거나 인지 저하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카페인 섭취량이 많을수록 기억력과 집중력 면에서 긍정적 연관성을 보였으며, 이는 커피나 차를 마시는 일상적인 습관이 인지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개인차나 과다 섭취 시 부작용도 있을 수 있지만, 커피 한 잔이 단순한 카페인 부스터를 넘어 뇌 기능 보호와 집중력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근거가 점점 쌓여가는 셈이다.
#두피로 스며든 카페인
최근 탈모 관리 성분으로 주목받는 카페인은 두피 혈류를 개선하고 모낭을 자극해 모발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유전성 탈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DHT 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고, 모근의 대사 활동을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카페인 샴푸라고 해서 무조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카페인의 농도와 제형, 그리고 무엇보다 사용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카페인 샴푸를 두피에 바른 뒤 2분 이상 유지했을 때 유효 성분이 모낭까지 도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면서 사용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제 카페인은 단순히 마시는 각성제를 넘어, ‘카페인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또 하나의 이색 소비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수현 기자 lsh5387@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