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할 것인가, 학력을 더 높일 것인가, 혹은 스펙을 쌓기 위한 다른 길을 찾을 것인가. 졸업을 앞둔 신구인에게는 고민이 많다. 이뿐만 아니라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기 위해 캥거루족으로서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독립의 기반을 다질 것인지, 어려운 여건을 감내하면서까지 경제적 독립을 할 것인지도 결정해야 한다. 나이가 좀 있는 신구인에게는 밥상 앞에서까지 고민을 하느라 밥풀을 흘리는 일이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위의 고민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하다.
독립을 꿈꾸는 신구인에게는 졸업 이후의 계획과 더불어 고민되는 것이 바로 1인 생활, 1인 가구의 외톨이족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하는 물음에 대해서 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틀린 선택지는 없다. 우리는 이제 선택에 대한 책임을 자기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는 성인이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부터 1인 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가 25.3%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인 가구 25.2%, 3인 가구 21.3%, 4인 가구 20.9% 5인 이상 7.2%인 가구 구성 비율을 감안해 본다면, 점차적으로 홀로 사는 가구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1인 가구의 경제활동 상태 통계를 보면 52.1%가 ‘주로 일했다’, 2.4%가 ‘틈틈이 일했다’고 답했다. 어쩌면 한국사회가 ‘홀로’ 지내면서 ‘주로 일하는’ 상태를 2030세대에게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1인가구의 삶은 결코 녹록치 않다. 1인 가구 시대가 열렸지만 복지·세제·주택 등 사회시스템은 여전히 다인 가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게다가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소득공제에서 이들은 제외 대상 1순위다. 부양가족 수대로 연 150만원씩 소득공제를 해주는 기본공제가 그렇다. 연간 50만원씩 소득공제를 해주는 ‘부녀자 공제’와 ‘월세 소득공제’도 배우자나 부양가족이 있어야 받을 수 있다. 복지 분야도 마찬가지다. 일하는 저소득층에 추가로 지원금을 주는 근로장려세제(EITC, Earned Income Tax Credit)는 부양자녀나 배우자가 있어야 대상이 된다. 1인가구가 제외됐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정부는 내년부터 60살 이상 저소득 독거노인에게는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여전히 2030세대의 1인 가구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제외됐다. 게다가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복지정책에서도 2030세대의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제도 마련은 여전히 전무한 실정이다.
현 한국사회는 2030세대가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것을 제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쉽게 허락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1인 가구 트렌드를 분석해 소형·고효율의 상품들을 기업들이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모여 주거 조사 및 독립과 관련된 팁을 공유하는 등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지금은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 및 기업의 힘을 빌려 문제의 사안이 해결되리라는 수동적 자세보다는 대학생들이 모여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대책을 마련하려는 능동적 자세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김은지 기자 ej_210@naver.com